·「정채봉 - 참 맑고 좋은 생각」
기상 징소리에 잠이 깨다.
5시 30분.
이불을 개고,
개어놓은 이불 위에 베게를 얹고 창문을 열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찬바람이 쌩 하고 들어와 얼굴을 씻어주다.
(세수 한번 시원하네)
어둠이 가시지 않아서 날씨는 알 수 없으나 일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해가 들면 어떻고,
바람이 불면 어떻고,
눈이 오면 어떠라.
해가 들어주어도 고맙고,
바람이 불어주어도 고맙고,
눈이 와주어도 고마울 뿐.
그렇다.
고맙지 않은 것이 없다.
밤은 밤이어서 고맙고,
새벽은 새벽이어서 고맙고,
낮은 낮이어서 고맙다.
아. 고마운 삼라만상이여!
- 수도원 일기 2
※ 이 글은 <참 맑고 좋은 생각>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정채봉 - 참 맑고 좋은 생각
샘터사 - 2007. 07. 10.
[t-07.11.02. 20211103-152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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