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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엄마 걱정/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by 탄천사랑 2007. 10. 29.

「기형도 - 엄마 걱정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幼年)의 윗목


- 기형도의《엄마 걱정》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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