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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철 - 우리의 만남은 기다림이 아니고 빛이다 / 만남

by 탄천사랑 2007. 10. 13.

 

 

 

우리의 만남은 기다림이 아니고 빛이다 - 정명철 / 글세계 1991. 08. 01.

만남.
우리의 만남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거룩하게도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어 가지는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주어진 삶에 있어 보다 더 결정적인 순간을 맛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본래적인 것, 순수한 것, 영속적인 것을 위하여 우리는 '만남'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영광된 보화 寶貨로 가득 채우고 이 세상을 더 평화스럽게 하고,
개인이나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진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만남'을 통해서 함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소낙비입니다.
저 소낙비를 보십시오.
하나의 빗방울들이 제각기 홀로 존재하면서, 그들은 만남을 통해서 대지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가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눈부신 불멸의 바다로 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그곳에서 하나로 충만되어 넘치게 될 것임을.

그대여, 만남이란 사랑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날 때, 반드시 인사를 나누고 무엇인가 서로 '가진 것'을 교환합니다.

우리의 만남은 자비가 없이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기쁨이 없이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요구가 없이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만남을 통하여 자신이 '가진 것'을 서로 나누어 즐기도록 해야 합니다.
저 소낙비 속에 내가 있고 그대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내리는 소낙비 속에서 바람처럼 묻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닌 본래의 것, 
근원적인 것, 
그리고 영속적인 것을 잊지 않도록 자신의 모든 감각 세포를 총동원하여 전신으로 흡수될 때까지 

끊임없이 만남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대여, 소낙비는 이미 주어진 형식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대여, 소낙비는 벌거벗은 감정으로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그대여, 소낙비는 전신으로 외치는 비명과 포효로 노래합니다.

소낙비는 태풍에 휘말리고, 번개와 바람에 부닻차면서 무서운 속도로 대지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들꽃 위에도, 
푸르른 나무 잎에도, 
검은 바위 틈에도,
메마른 진흙에도, 작은 오솔길에도 떨어져 내립니다.
이윽고 소낙비는 곤두박질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빗방울은 외로워집니다.
자신이 체험하는 운명의 흐름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만남은 이별이 아닙니다.
우리가 본래의 것, 
근원적인 것, 
그리고 영속적인 것을 알고 있는 한 우리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터득하여 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우리의 만남은 기다림이 아니고 빛이다>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10.13.  20211031_16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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