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문화 정보/보고(영화.미술.사진

영화- 시네마 천국

by 탄천사랑 2022. 4. 15.

「영화 - 시네마 천국」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나?
그 사람이 꿈을 이루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사랑,
울컥 올라오는 뜨거움을 감당키 힘들어 보지 않고 몇 년씩 묵혀두었던 영화 <시네마 천국>을 다시 꺼내 봤다.
과연 그 감동은 일 년을 버틸 양식과도 같다.
시칠리아 지안칼도(Giancaldo) 마을 중심부에 극장이 있었다.
그 극장의 이름이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어느 날 이 극장에 불이 나자 모두들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한 사람은 극장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있었다.
꼬마 토토였다.
토토는 불난 극장 이층으로 올라가 쓰러진 영사기사 알프레도 아저씨를 부축하고 소리를 질렸다.

 

"사람 살려요!"   알프레도는 눈을 잃었지만 목숨은 건졌다.
"너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너는 젊고 세상은 너의 것이야."

 

소년기를 보낸 토토는 고향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이뤄보려 하지만

그건 어림없는 일이라는 걸 알프레도가 일깨워준다.

 

"인생은 네가 봤던 영화들과는 전혀 달라.
  사는게 훨씬 힘들어!"   알프레도의 가르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가난했던 토토는 부잣집 딸과 사랑에 빠졌다.
알프레도가 보기에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고 토토에게 타이른다.

 

"사랑의 불은 재로 변하지.
  뜨거운 사랑도 결국 식고 말아.
  몸이 무거우면 발자국도 깊어.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더 괴로울 뿐이야.
  그건 막다른 골목이기 때문이지."   알프레도는 토토가 고향을 떠나 로마에서 공부하가를 원했다.
"내가 비록 시력은 잃었지만 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본단다.
  지금의 너로서는 모든 게 무리야.
  너는 눈 먼 나보다도 앞을 못 봐.
  떠나라!  이곳은 희망이 없어.
  네 눈엔 여기가 세상의 중심처럼 보이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지?
  몇 년 떠나 있어봐.
  모든 것은 변해있을 거야.
  여길 떠나,  로마로 가라고,  너는 젊고,  세상은 너의 것이야."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그일을 꼭 사랑하렴."
지안칼도 역 야외 대합실.
로마로 떠나는 토토에게 알프레도가 두 손으로 볼을 감싸며 말을 한다.
"나는 더 이상 네가 내 앞에서 말하는 걸 듣고 싶지 않아.
  앞으로 내가 듣고 싶은 건 네 소문이야.
  여길 돌아보지도 말고,  편지도 쓰지 말고,  절대 돌아오지 마.
  우리 생각도 하지 마.
  향수병 따위는 너한테 없는 거다.

    ---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꼭 사랑하렴.
  네가 영사실 일을 사랑했던 것처럼,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 네 철부지 시절을 기억해봐!"


그렇게 헤어진 뒤 알프레도는 다시는 토토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날마다 토토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워했다.
알프레도는 토토가 꿈을 이뤄 내리라 믿었다.
토토도 약속을 지켰다.
고향을 찾지 않았다.
오직 가슴에서 가슴으로만 두 사람의 사랑이 흐르고 있었다.

 

깊이를 잴 수 없는 두 사람의 위대한 사랑.
30년이 흘렀다.
토토는 로마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영화 일을 했고, 알프레도와 약속했던 것처럼 그 일을 사랑했다.
영화광 꼬마 토토는 성공해 명 감독이 되었다.
이제 알프레도는 죽음을 맞는다.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토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남겼다.
꼬마 토토가 영사실에 들러 훔쳐가곤 했던 키스씬 필름조각들을 이어붙인 한편의 작은 영화다.
이걸 만들어 30년 동안 간직해두었였다.
자기가 죽은 뒤에 토토가 보고,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도록,

 

알프레도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듣고 30년 만에 고향을찾은 토토,
알프레도가 선물로 남긴 필름을 영사기에 걸어놓고 눈물을 흘린다.
토토가 일프레도와 함께 했던 30~40년 전의 시간들이 완전하게 되살아난다.
그 뜨거웠던 사랑과 함께 30년 전의 모든 일들이 되살아난다.
고향, 마을 사람들, 가족, 알프레도, 그리고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졌던 사랑들,
알프레도가 토토에게 선물로 남긴 필름을 통해 과거는 마침내 죽음을 정복하고 안벽하게 부활했다.

 

영화 촬영 현장, 체팔루에서
영화의 주 촬영지는 시칠리아의 팔라조 아드리아노(Palazzo Adriano).
이곳이 영화 속의 지안칼도 마을이다.
영화 중 '여름 야외극장' 신이 나온다.
항구에서 1954년 <율리시스>를 상영하는 장면이다.
이 부분은 체팔루의 포르타 페스카라(Porta Pescara)에서 촬영했다.


2019년 3월에 체팔루를 찾아갔다.
시칠리아 주도 팔레르모에서 동쪽으로 해안도로를 타고 1시간 달리면 나오는 마을이다.
체팔루는 기원전 400년에도 그 이름이 등장하는 고대 그리스 식민도시다.
인구는 1만 4천명이지만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체팔루는 시간이 정지한 곳, 영화가 나온 1988년이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모습이다.
영화 촬영현장도 영화 속 모습 그대로다.
1970년대의 고향 풍경들이 지나가고, 시간은 아무런 걱정도 없이 게으르게 흘러간다.
알프레도가 토토에게 들려준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네가 봤던 영화가 아냐.
  사는 게 훨씬 더 힘들어"    하지만 일프레도는 돈을 벌라고 또는 성공하라고 주문하진 않았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그일을 사랑하렴,
  네가 영사실 일을 사랑했던 것처럼,"

 

 

- 박경욱(제이미파커스 대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