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최복현 / 박우사 1989. 11. 01.
존 러스킨은 비평가와 예술가로 유명합니다.
어느 날 그에게 한 친구가 찾아와 값비싼 손수건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손수건은 흉하게 얼룩이 져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손수건이 못쓰게 되었다고 애석해했습니다.
그러자 러스킨은 그 친구에게 그 손수건을 자신에게 줄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손수건을 러스킨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러스킨은 그 손수건을 들고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손수건은 얼룩을 중심으로 아주 아름답고 정교한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연꽃은 맑은 물보다 오히려 진흙탕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추한 것을 가지고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것을 가지고도 추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들을 대할 때 사람의 정신 상태에서 병적인 것을 찾아내려 애씁니다.
의사들은 그 사람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검사는 또한 사람들의 죄를 밝혀내려애씁니다.
반면 시인은 사물이나 인간에게서 아름다운 언어를 찾아 내려 애씁니다.
화가는 자연에서 아름다운 것을 그려내려 애씁니다.
같은 대상을 놓고도 받아들이는 마음 상태가 각기 다릅니다.
같은 책을 놓고도 책을 파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책 한 권을 팔면 얼마나 남을지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 책이 얼마나 팔릴지에 관심을 갖습니다.
교정을 맡은 사람은 책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그 책에 오자나 탈자가 있는지에 곤심을 갖기 때문에 책을 읽고도 내용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그 책을 사랑하면 할수록 책 속에서 좋은 내용을 기억하려 애씁니다.
그래서 내용 중에 마음에 드는 대목에 줄을 긋기도 하고,
접어놓기도 하고,노트에 따로 옮겨 적어놓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세상에서,
삶에서,
자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추한 것이나 오점이나 실수를 찾아내려 애쓸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
좋은 것들만 찾아내려 애쓰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흉해 보이는 것들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화가의 마음으로,
추한 세상,
아픔 세상,
상처받은 세상에 아름다운 새 살이 돋게 하는 의사의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더 아름답게 만들고,
추한 것마저 아름답게 보고 느끼고,
그렇게 만들려는 삶, 그런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t-07.07.14. 20220725_18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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