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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부모라면 유대인처럼

인성 교육 - 217. 기부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게 한다

by 탄천사랑 2024. 2. 10.

·「고재학 -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인성교육
역사라는 씨줄과 사회라는 날줄 
'공동체 의식'을 가르친다.

기부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게 한다
여우 한 마리가 포도밭 둘레를 돌며 입맛을 다셨으나, 울타리가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다.
여우는 사흘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만든 뒤 울타리 틈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맛있는 포도를 마음껏 따먹고 포도밭에서 나가려 했지만, 이제 배가 불러 울타리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

다시 사흘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만든 뒤에야 포도밭을 벗어난 여우는 이렇게 푸념했다.
'배가 고프기는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마찬가지로군.'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벌거숭이로 태어나 결국 벌거숭이로 돌아간다.
사람은 죽어서 가족과 부귀와 선행, 이 세 가지를 세상에 남긴다.
그러나 선행 이외의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못 된다.    - 탈무드에서.



랍비 시몬이 어느 날 천국에서 자기 자리가 어디쯤 위치할지 궁금해 하나님께 알려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시몬의 자리가 어느 백정의 옆 자리라고 가르쳐줬다.
그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그 백정의 집을 찾아가 손님으로 여러 날 머물며 얘기를 나눴다.
시몬은 백정에게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좋은 일을 해왔는지 알려 달라"라고 청했다.

백정은 특별히 내세울 얘기는 없다고 했다.
"죄 많은 사람이라 성서는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백정 일을 하면서 돈은 좀 벌었지요.
 주일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기를 나눠주고, 현금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이 정도 선행으로 내 옆자리에 올 리가 없다고 여긴 시몬은
"궁금해서 그러니 그밖에 무슨 선행을 했는지 둘려 달라"라고 계속 요청했다.

백정은 과거 세무원으로 잠깐 일했을 때 겪었던 일을 둘려줬다.
"어느 날 배가 입향해 세금을 받고 돌아가려는데 

  선장이 부르더니 '아주 멋진 물건이 있는데, 꼭 당신한테 팔고 싶다'라고 하더군요.
 '무엇인지 알아야  사지 않겠느냐?'라고 해도 '돈을 내기 전에는 가르쳐줄 수 없다.'라는 거예요.
 가격을 물으니 1만 냥에서 시작해 4만 냥까지 올리더군요.
 무조건 '돈을 먼저 내면 물건을 넘겨주갰다'라고 억지를 부려,
 뭔지는 모르지만 아주 귀한 물건일 것으로 여겨 물건을 사기로 했지요.
 돈을 받은 선장은 배 밑 창고에서 유대인 포로 200명을 끌고 와 넘겨줬어요.
 '당신이 사지 않았다면, 모두 바닷물에 빠져 물고기 밥이 됐을 거'라면서요.

 저는 그들을 집에 데려가 먹여주고 옷도 주었지요. 젊은이들끼리는 결혼도 시켜주었어요.
 그런데 그들 중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름다운 처녀가 있어서 제 아들과 결혼을 시키려 했지요.
 결혼식 날이 됐는데,  많은 사람의 기쁜 얼굴 속에서 유달리 슬픈 얼굴을 한 젊은이가 마음에 걸리더군요.
 밖으로 조용히 불러내 이유를 물었습니다.

 '오늘 아드님과 결혼할 처녀는 제 아내가 될 여자였습니다. 포로로 잡히던 날이 우리 결혼식 날이었죠'
 그 말을 듣고 저는 은 200냥을 내놓으며 물었어요.
 '처녀를 잊을 수 없겠느냐?' 
 '저는 그녀를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사랑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내 은인이자 주인입니다.
  그녀를 며느리로 삼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돈은 필요 없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젊은이의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양보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젊은이와 처녀를 결혼시켜 주었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랍비 시몬이 말했다.
"천국에서 당신의 이웃이 되는 게 너무 기쁩니다."


미국의 초등학교에는 '학부모 교사 협의회(PTA)'라는 조직이 있다.
자녀의 교육을 함께 책임진다는 의미일 뿐, 교사들의 입김과는 무관한 자율적인 모임이다.
몇몇 엄마들의 치맛바람으로 유지되는게 아니라,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교시들과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협의한다.

뉴욕 연수 시절, 우리 부부도 한 달에 한 번씩 학교 식당에서 열리는 PTA 전체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식당을 가득 메운 학부모들은 교장, 교감을 앞에 불러놓고 
학교 발전 방안에 대해 까다로운 질문도 던지고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진지한 토론도 벌인다.
기부금을 모으는 것도 PTA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우리나라처럼 학생회 간부의 부모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내는 게 아니라
폐품 수집, 바자회 등 투명한 수익활동을 통해 기금을 모은다.

10월 중순에 진행되는 '사탕 판매 Candy Sale'는 기부금을 모으는 가장 큰 연래행사이다.
말이 사탕 판매지, 실제는 초클릿, 젤리, 꿀땅콩, 양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PTA는 '학부모들이 사탕을 한 봉지씩만 구입하면 학교 운연에 큰 도움이 된다'라는 편지를 보내 
기금 마련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다.
학생들은 PTA에서 사탕이나 양초를 구입, 친구나 친척, 동네 사람들에게 되판다.
학생들의 판매 경쟁은 치열하다.
가장 많이 판 학생(전체 1등)에게 500달러, 2등 250달러, 3등 175달러의 현금이 상금으로 주어진다.

학년별 1등에겐 장난감 백화점 '토이저러스 ToysRus'의 20달러짜리 상품권을,
사탕을 가장 많이 판매한 학급에겐 '피자 파티'를 열어준다.
한국 같으면 사행심을 조정한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겠지만,
이곳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물론 판매 수익금 전액은 아이들의 교육 활동에 투자된다.

PTA는 집이나 사무실의 팩시밀리, 
프린터, 복사기 등에서 사용한 토너, 레이저, 잉크젯 카트리지 등을 수거하는 활동도 한다.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뿐더러, 수집상에게 넘기면 하나에 1 달러씩 받을 수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로비에 설치된 상자에 카트리지 등을 집어넣으면 PTA 회원이 수거해 간다.
'제너널 밀즈 General Mills'라는 식품회사의 박스톱 (Box Top-포장지 위쪽의 네모 모양 문양으로, 

고객이 박스톱을 오려 오면 일정 액수를 환불해 주는 마케팅 방법)도 

장 당 10센트를 받을 수 있다며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식으로 언제 기금을 모으랴 싶지만, 그들의 인식은 단순 명료하다.
"우리가 매달 몇 장씩의 박스톱을 꾸준히 수집하면, 자녀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영국 도버해협에 맞닿아 있는 프랑스 북부에 칼레 Calais라는 소도시가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14세기 중반 왕위계승 문제로 충돌했던 백년전쟁(1337~1453) 초기인 1345년.
영국의 에드워드 3세가 노르망디에 상륙해 파죽지세로 프랑스군을 밀어붙였다.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으나, 칼레에서 프랑스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닥쳤다.
칼레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영국군의 공세를 11개월이나 막아냈다.
영국군의 작전에 적잖은 차질이 생겼음은 물론이다.
에드워드 3세는 간신히 항복 선언을 받아낸 뒤 대학살로 보복하려다가,
마음을 바쿼 도시 대표자 여섯 명만 처형하기로 했다.
대신 시민들 스스로 처형 대상자를 고르게 했다.

시민들은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을지를 놓고 혼란에 빠졌고, 선뜻 나서는 이도 없었다.
그때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내가 처형 대상자가 되겠소"

칼레 최고의 재력가 외스타슈 드 생피에르였다.
이어 칼레 시장과 법률가 등 귀족계급 다섯 명이 차례로 손을 들었다.
이들 여섯 명은 다음날 목에 밧줄을 감고 맨발로 영국군 진지를 찾아갔다.
그런데 처형 직전,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인 에드워드 3세의 지시로 기적처럼 생명을 구한다.
그 후 칼레 지도층 여섯 명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본래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 하는 공공정신을 지칭한다.
지금은 '높은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라는 뜻으로 쓰인다.
서구의 지도층 인사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앞장서서 실천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그중에서도 유대인들의 역사적, 사회적 책임의식은 대단하다.
유대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기부의 일상화이다.
가난한 사람조차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기부 행위에 스스럼없이 나설 정도다.


선행은 타고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자선과 기부도 교육의 힘이다.
마이크로소프트 MS사의 설립자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이름난 은행가와 변호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빌 게이츠의 부모는 아들에게 큰돈을 물려주지 않았다.
유산을 많이 물러주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대신 스스로 아들의 역할모델이 돼 부자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빌 게이츠가 성공한 뒤 그의 부모는 
"빌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MS의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집안 전통에 따라 

부인 멜란다와 함께  '빌 & 멜린다 재단'을 만들어 지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재단에 출연한 금액만 28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가요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가수 하춘화 씨는 

1974년 첫 리사이틀 수익금 500만 원을 안양의 나환자 자녀들에게 기부한 이래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의 데뷔 50주년 행사도 사회봉사 공연으로 계획 중이다.
그녀는 자신의 기부 활동은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말한다.
"아버지 가르침이 엄격했어요.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16세 때부터 기부를 시작한 것도 그래요.
 아버지는 대중의 사랑만 훔치는 '딴따라'가 아니라, 

 그걸 사회에 돌려주는 '문화 예술인'이 되라고 늘 강조하셨죠."

동양 사회도 예로부터 선행을 강조해 왔다.
중국 속담에도 

'한 시간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 행복하려면 유산을 받아라. 

 그리고 평생 행복하려면 네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하춘화 씨처럼 기부에 적극적인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0개 회원국을 조사해 

'한국의 선진화 수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 기부 등 

사회지도층의 경제정의 실천에 대한 기여를 측정한 '노블리즈 오블리주' 항목은 조사대상 국가 중 꼴찌였다.
우리나라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반면에 유대인들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기부가 생활화돼 있다.
미국 기부금의 45퍼센트가 유대인에게서 나온다는 통계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재산 절반 기부 운동'을 주도하는 인사들 중에도 유대인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세계적 투주자인 워런 버핏은 

2009년 5월 뉴욕에서 열린 미국 억만장자들과의 비공개 만찬 모임에서

 ‘기부 서약(Giving Pledge)'이라는 이름으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은 유대인 억만장자인 데이비드 록펠러 가문의 좌장 데이비드 록펠러가 주최했고,
역시 유대인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소로스 펀드 회장인 유대인 조지 소로스 등의 참석했다. 

이들은 10억 달러 (약 1조 2천억 원) 이상 재산을 가진 미국의 400대 부자를 대상으로 

재산의 최소 50퍼센트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을 받고 있다.
이미 57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 부부가 

재산의 75퍼센트를 생전 또는 사후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기부 서약이 잇따르고 있다.
2010년 8월 현재 워런 버핏 (재산의 99퍼센트 기부 서약)을 비롯해 

40명의 억만장자가 1천 5백억 달러 (약 175조 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카네기의 지혜에 공감한다.
   기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상을 해준다"  - 엘리 브로드 부부.

"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돈을 다 쓸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돈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자손들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쓰는 것이다."  -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기업인들과 금융인들은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을 좇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땀을 흘릴 뿐 아니라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 토머스스테이어 헤지펀드 투자자.

"우리 가문은 국가경제 덕에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데 오래전부터 공감해 왔다.   - 데이비드 록펠러.

기부의 생활화는 학생 선발에서도 강조된다.
미국 보스턴의 명문 기숙사형 사립학교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는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명문가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로 유명하다.
이 학교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사회공헌'이다. 학생을 선발할 때 봉사활동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학교의 입학처 관계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시험 성적이 좋은 '똑똑이'를 찾는 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승화시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줬는지에 주목한다.
 리더는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유대인에게 자선과 기부는 결코 남에게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도덕이전에 하느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인간이 현세에서 갖고 있는 것은 기실 신의 것이지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본다.
살아 있는 짧은 생애 동안 인간의 손을 거쳐 가는 것일 뿐이라는 믿음이다.

<토라> 역시 '형제들 중에서 분명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 
 그가 필요한 만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해 자선을 강조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자선 charity'과 가장 비슷한 뜻의 단어는 '체다카 Tzedakah'인데 

이는 '해야 할 당연한 해위'라는 뜻이다.
유대인에게 자선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중세의 저명한 랍비이자 의사였던 스페인 출신 마이모니데스 (1135~1204)는 

유대교의 구전 율법을 정리한 <미쉬나 토라>에서 자선의 방법을 여덟 단계로 구분했다.

1. 단계   가장 숭고한 자선 행위는 상대가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돈을 주거나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일,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 들이 해당한다.
2. 단계  누가 베푸는지, 누가 받는지 서로 모르게 하는 선행이다.
3. 단계  베푸는 사람은 누가 받는지 알지만, 받는 사람은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는 선행이다.
4. 단계  받는 사람은 누구에게 도움을 받는지 알지만, 주는 사람은 누가 받는지 모르는 선행이다.
5. 단계  부탁 받기 전에 가난한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선행이다.
6. 단계  부탁을 받은 뒤에 가난한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선행이다.
7. 단계  필요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주는 선행이다.
8. 던계  싫은데 억지로 하는 선행이다.
마지못해, 그것도 증인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고, 감사 인사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마이모니데스는 
"비록 8단계에 해당하는 선행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라고 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해천 海川이라는 전복요릿집을 하는 요리사 채성태 씨는 
주말에 '사랑의 밥차'라는 봉사모임 회원들과 소외계층을 찾아간다.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가난한 이들에게 돈가스, 통닭, 전복죽 등을 해주기 위해서다.
그는 봉사활동에 나선 동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솔직히 처음엔 착한 척하려고 사작했다.그런데 하다 보니까 내가 진짜로 착해지는 것이었다."

유대인들은 남들이 모르게 하는 자선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자선은 되도록 익명으로 해야 하고, 자신이 도움을 준 사람이 스스로 자립해 
남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오르는 것을 최선의 자선행위로 꼽는다.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다.


환자에게 문병을 가면, 그 환자의 60분의 1쯤은 병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60명이 한꺼번에 문병을 간다고 해서 환자의 병이 단숨에 완쾌되지는 않는다.
죽은 사람의 무덤을 찾아가 돌보는 것은 가장 고상한 행동이다.
병문안은 환자가 나으면 감사의 인사를 받을 수 있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인사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사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자선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행동이다.   - 탈무드.


어느 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굶주린 소년을 발견해 집으로 데리고 갔다.
따뜻한 음식과 옷을 주고, 학교에도 보내주었다.
소년이 성장하자 일자리를 알선해주고 살 집까지 마련해 줬다.
어엿한 청년이 된 소년은 열심히 일해 큰 부자가 됐다.
그런데 젊은이를 키워준 사람은 재산을 잃고 가난뱅이가 됐다.
그는 젊은이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오랫동안 애써서 키워준 젊은이에게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다.
어렵게 말문을 열어 
"전 재산을 잃고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신세"라고 하소연했다.

젊은이는 은인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이 분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젊은이는
"저도 요즘 형편이 어려워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라며 은인을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하인을 불러 값비싼 진주를 준 뒤 은인의 집으로 보냈다.
하인이
"훌륭한 진주를 싼값에 팔겠다"라며 손에 든 진주를 보여주자,
은인은 되팔면 돈이 남을 것이라는 생각에 수중에 있던 돈을 다 털어 1 데나리온을 주고 진주를 샀다.
젊은이는 며칠 뒤 다른 하인을 은인의 집으로 보냈다.
이 하인은 
"저는 고급 진주를 사러 다니는 사람입니다.
 영감님이 훌륭한 진주를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는데, 제게 팔지 않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은인은 며칠 전 1데나리온을 주고 산 진주를 꺼내 사나이에게 보여줬다.
하인은
"바로 제가 찾던 진주"라면서 1,000 데나리온을 줄 테니 팔라고 했고, 은인은 기꺼이 진주를 팔았다.

거금을 손에 넣은 은인은 젊은이를 찾아와
"이제 나를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네"라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 탈무드.


유대교회도 자선에 열성적이다.
헌금이 많이 들어오면 기도를 위한 성전을 신축하기보다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우선 사용한다.
유대교 회당인 시너로그에는 항상 헌금함이 놓여 있다.
가난한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2주간의 생활비를 꺼내갈 수 있다.
'동족을 도우라'라는 율법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거꾸로다.
화려한 성전을 짓는 게 우선이다.
극심한 양극화로 서민경제가 무너지면서 빈곤층이 늘고 있지만, 교회 규모 키우기 경쟁은 끝이 없다.

기부는 학습을 통해 길러지는 습관이다.
어릴 때부터 기부문화를 접하면 평생 남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될 것이다.
서울대 법대 안경환 교수의 두 자녀는 네 살 때부터 돼지저금통이 차면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했는데,
이런 습관은 학교에 들어간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기부 습관을 들이려면 부모부터 기부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아이가 서너 살 때부터 기부 대상을 정해주고 즐겁게 참여하도록 격려하자.
기부 후에는 그 돈이 아떻게 쓰이는지도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길러주는데 도움이 된다. 
  


※ 이 글은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의 일부를 필사한 것임.
고재학 -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위즈덤하우스 - 2010. 12. 15.

[t-24.02.10.  20210226-161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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