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이 - 「하루다이어리」
세계적인 억대 부자인 록펠러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53세가 되던 해에 그는 알 수 없는 병으로 1년밖에 못산다는 선고를 받았다.
절망에 빠진 그에게 그의 어머니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자선사업을 해보라 권했고
그는 그때부터 자선사업에 열중했다.
그리고 1년밖에 못산다던 그는 98세까지 장수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언젠가 TV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면증과 우울증을 이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밤이 되면 온갖 생각과 걱정으로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하던 어떤 분이
재활시절에서 설거지 봉사를 시작하면서 두 달 만에 불면증이 말끔히 나았다는 것이다.
흔히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서 나에게 없는 것들보다는 내가 가진 것들을 더 많이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선행이라고는 생전 해본 적이 없는 못된 사람이 죽어서 심판을 받게 되었다.
살아서는 행적들을 들춰보던 하느님이
'너의 삶에서는 선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구나. 지옥으로 가거라.'하고 말씀하셨다.
지옥에 떨어진 이 사람은
뒤늦게 살아있는 동안 딱 한 번 거미를 살려준 일이 생각이 나서 하느님께 그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하늘이 열리고 지옥 한가운데로 거미줄 하나가 내려 왔다.
그것은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살았구나!' 생각했던 이 사람은 아슬아슬 거미줄을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혼자서 타기에도 끊어질 것 같은 거미줄인데
자신의 아래를 보니 지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함께 거미줄을 타고 올라오고 있지 않은가.
이 사람은 자신마저 떨어질까 싶어 아랫사람을 발로 차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자신도 떨어지고 말았다.
하느님이 말했다.
"선행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구나."
선행은 어떤 방식으로든 크든 작든 자기희생으로 하는 것이지
남아돌 때 남은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p305)
※ 이 글은 <하루다이어리>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이진이 - 하루다이어리
예담 / 2008.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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