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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 1/2 치세 治世, 리더로 산다는 것의 의미

by 탄천사랑 2023. 11. 21.

·「정진홍 -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1. 치세 治世, 리더로 산다는 것의 의미

충신보다는 양신이 필요하다.
사람이 자기 얼굴을 보려면 반드시 맑은 거울이 있어야 하고,
군주가 자기 허물을 알려면 반드시 충직한 신하에 의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신하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떤 본분을 가지는 것이 마땅한가.
<정관정요>는 당태종과 그의 충직한 신하 위징과의 대화가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신하의 도리와 본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위징은 중신 忠臣과 양신 良臣을 구분하고 충신보다는 양신을 더 높이 평가한다.

즉, 충신이라 함은 
옛날 포악한 천자인 하 夏 나라 걸왕의 신하였던 용봉이나 은 殷 나라 주왕의 숙부인 비간 같은 인물로, 
그 자신은 물론이요 그 일족이 모두 몰살당하고 그 군주는 폭군으로 떨어지고 국가도 가문도 다 멸망하여
그 자신만이 충신의 이름을 후세에 남겼다.
간단히 말해서 충신이라 하면 나라가 망할 때, 임금이 죽을 때 나온다.
하지만 임금도 죽고 나라도 망하고 
자기도 죽어서 후세에 충신이라는 이름만 남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 위징의 논리이다. 

반면에 양신은 옛날 거룩한 천자인 순 舜 임금의 조정에서 섬긴 직, 설, 구요 등이 그러한 인물로서,
그 자신은 후세에 추앙 받는 훌륭한 이름을 얻고 군주에게는 거룩한 천자라는 훌륭한 칭호를 받도록 하며,
자손 대대로 그 가계가 이어져 그 행복이 한량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위징은 매우 실용적인 안목으로 양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즉 양신이란 자기 자신도 후세에 추앙받는 인물이겠지만 
살아서 군주를 거룩한 천저로 만들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며 자손들도 잘 살게 만드는 신하를 일컫는다.
바로 윈윈전략을 잘 구사하는 인물이 양신이라는 것이다.
충신도 필요하지만 양신이 많은 국가가 부흥하고 신하 자신도 복덕을 이룬다고 위징은 간하고 있다.


올바른 신하와 사악한 신하를 구분하라
<정관정요>에서는 신하의 올바른 6가지 자세를 '육정 六正'이라 하고 

바른 신하의 6가지 우형을 이렇게 말한다.

첫째, 성신 聖臣은 일의 맹아가 아직 움직이지 않고 형체가 드러나기 전에 
독자적으로 나라의 존망과 득실의 요령을 미리 정확히 보고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그것을 소멸시켜 군주로 하여금 영광된 지위에 있도록 하는 신하를 이른다.

둘째, 양신 良臣은 전심전력으로 국사를 처리하고 매일같이 군주에게 좋은 의견을 바치며 
에의로서 군주를 염려하고 훌륭한 계책은 군주에게 아뢰고 
군주에게 좋은 생각이 있으면 따르고 군주에게 허물이 있을 때는 바로잡는 신하를 이른다. 

셋째, 충신 忠臣은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현명하고 재능 있는 자를 추천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항상 고대 현인의 행실을 칭찬하며 그것으로 군주의 의지를 격려하는 신하를 이른다.

넷째, 지신 智臣은 일의 성패를 볼 줄 알고 일찍 대비하고 법을 세워 보충하며 
새는 부분을 막고 재앙의 뿌리를 끊으며 재앙을 복으로 만들어 
군주로 하여금 시종 근심이 없게 만드는 신하를 이른다.

다섯째, 정신 貞臣은 법도를 준수하고 인재를 추천해 직무를 잘 처리하고 뇌물을 받지 않으며 
봉록을 탐하지 않고 상을 다른 이에게 사양하고 음식을 절약하며 검소한 신하를 말한다.

여섯째, 직신 直臣은 군주가 어리석어 나라에 혼란이 발생할 때 

아첨하여 윗사람의 행위를 따르지 않고 
과감하게 군주의 안색을 범하고 군주의 허물을 면전에서 논의하는 신하를 이른다.


또한 사악한 신하의 6가지 자세를 일컬어 '육사 六邪'라고 한다.
사악한 신하의 6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신 具臣은 숫자만 채우는 신하로서, 
관직에 안주하고 봉록을 탐하고 공사에 힘쓰지 않고 세태의 흐름에 따라 부침하며 
일이 발생하면 관망할 뿐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는 전혀 없다.

둘째,  유신 諛臣은 군주가 어떤 말을 하든 모두 좋다고 하고 
군주가 어떤 일을 하든 모두 옳다고 하며 
은밀히 군주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바치고 그것으로 군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군주의 수법에 영합해 자기 관직을 보존하며 군주와 함께 즐기면서 
이후의 폐해에 대해서는 돌보지 않는다.

셋째,  간신 奸臣은 마음속은 간사하고 사악한 생각이 가득 차 있으면서 
겉으론 근신하고 교묘한 말과 온화한 낯빛으로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지만 
속으로는 어진 사람을 질투한다.

그는 누군가를 추천할 때 그 사람의 우수한 점을 과장하고 단점은 가리며 
누군가를 비방할 때 그 사람의 허물을 과장하고 우수한 점은 가린다.
그 결과 군주가 포상과 징벌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넷째,  참신 讒臣은 교묘하게 잘못을 가리고 궤변으로 유세를 하며 
안으로는 골육지친 의 관계를 이간시키고 밖으로는 조정에서 반란을 조성한다. 

다섯째, 적신 賊臣은 대권을 쥐고 전횡하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사사로이 패거리를 지어 자기 집만 부유하게 하고 
임의로 성지 聖旨를 위조하여 스스로 존귀해지게 한다.

여섯째, 멸신 滅臣은 화려하고 교묘한 말로 군주를 속여 군주가 불의에 빠지게 하고
사사로이 당파를 결성해 군주의 눈을 가리고 군주로 하여금 흑백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며 
시비가 불분명하여 군주의 악명이 전국에 전해지고 사방의 이웃나라에까지 퍼지게 한다.  (p33)
※ 이 글은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정진홍 -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21세기 북스 - 2008. 07. 15.

인천 자유공원  [t-23.22.21.  20231101-121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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