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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라 독일 이야기 - 한국 통일에 대해 한마디

by 탄천사랑 2007. 4. 29.

·「김정애 - 생각하는 나라 독일 이야기」

 

 

한국 통일에 대해 한마디
독일의 유명한 정치가 빌리 브란트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독일보다 한국이 먼저 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이유로 빌리 브란트는 한국의 통일을 반대하는 강대국들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사실 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통일을 반대하던 강대국들 중 한 나라의 세력이 무너져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서 
저절로 통일을 이루게 된 나라가 독일이다.
그러나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반대하는 나라도 없지만 그렇다고 찬성하는 나라가 있는 것도 아니다.
늘 약소국들은 강대국들의 화젯거리로 남아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통일에 관하여 논의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다.

첫쨰로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과거를 잊지 못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 각 사람이 아직 자신의 생각 안에서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다 남북한 적대관계로 인해 이득을 얻는 세력들의 힘이 아직은 너무 크다.
한 예로 국제관계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그런 부류들이다.
그들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기도 하지만 실상 우리의 통일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나라이기도하다.
그들의 내심은 어떠한 이슈를 통해 이득을 취하면서 실제로 우리의 통일을 전혀 원하지 않고 있다.
경수로 건설에 나타난 일들이 구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둘째로 통일에 대한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
통일은 몇 명 연구원들의 통일비용연구로 준비되는 것이 아닐 터이다.
모든 분야가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그렇게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일들이 부단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정부가 하고 있는 말은 오직 '창구 단일화'이다.
이 말은 통일을 '하지 말자'란 말과 글자만 다를 뿐 같은 뜻으로 들린다.
통일이라는 말은 하나로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다양하게 만나면서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합의점에 도달한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인데 
창구를 단일화하자고 주장한다면 결국 이 다양성들은 다 포기,
혹은 무시되어야 하므로 진정한 의미의 통일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어버린다.

셋째로 우리는 서로가 너무 양극화되어 있다.
남한은 극도로 자본주의화 된 구조와 병폐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은 극도의 공산주의와 독재에 의해 인간우상숭배의 병폐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두 세력이 외적인, 
가시적인 통일을 이룬다고 생각해 보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므로 통일 준비단계의 선행과제로서 
남한은 기본 생활권을 보장하는 사회보장 체제를 도입해서 평등화를 이루어야 하고,
북한은 각 개인의 능력과 사업을 인정해서 민주적인 체제와 시장 경제원리를 적용하면서 
각각 변화를 이루어 가면서 양극단의 차이를 좁혀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북통일을 위해 우리 각자는 어떤 마음과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할까.

첫째로 각 개인 모두가 희생적인 정신으로 
자신의 생활 수준을 20% 정도 축소시켜 10년 이상 생활해 나갈 각오로 해야 한다.
자신의 희생 없이 영광만 바란다면 도둑놈 심보이며 또한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먼저 과소비, 낭비풍조를 줄이고 근면 절약하면 도리어 선진국형의 생활패턴이 이루어지고,
또한 결과적으로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로 강력한 정부의 행정력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국민 각자는 철저한 준법정신을 가져야 한다.
정직한 사람이 잘되고, 
인정받고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통일 이후에도 혼란이 적어질 것이다.
또한 각 사람은 자기 맡은 분야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올바로 살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도리어 온갖 사기꾼들이 북한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된 것은 바로 철저한 준법정신이었다.

셋째로 외세의 개입이나 간섭이 아닌 순수한 우리의 의사와 타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양쪽의 각 분야의 대표들이 자주 만나서 서로의 의견을 듣고 나누면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결코 다른 나라의 힘을 빌리거나 도움을 요청해서도 안되며,
남의 집안일에 간섭하는 세력들을 배제해야 한다.
또한 관 주도로만 일관하여 통일연구를 경직시키거나 일방적이 되게 하지 말고,
대화의 통로를 국민 전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열어 놓아야 할 것이다.

통일은 민족의 통일이기에 결코 관 주도에 의한 정치적인 협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전체가 계속적으로 합심하고 노력해서 이루어 가야 할 일이다.
이제 50년 이상 분단되어 서로 배타적으로 살아왔던 현실은 
그만큼의 오랜 시간 동안 한 마음이 되고자 하는 국민적 노력과 상처의 치유를 위한 
노력을 통해서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p35)

※ 이 글은 <생각하는 나라 독일 이야기>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김정애 - 생각하는 나라 독일 이야기
코람데오 - 2003. 04. 28.

[07.04.29  220401-0644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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