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그러니까 첫 날, 토토가 학교 문 앞에서 엄마에게
"도모에가 뭐야?" 하고 물으려고도 했었지만,
이 학교의 이름인 <도모에>는
흰색과 검은 색으로 이루어진 문장의 일종인 두 개의 소용돌이 모양으로,
바로 아이들의 심신 양면의 발달과 조화를 바라는 교장선생님의 진심어린 발로였던 것이다.
리드미크의 종류는 아직 더 많지만,
어쨌든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이 제각기 몸에 지니고 태어나는 소질을
주위의 어른들이 손상시키지 않고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리드미크만 하더라도,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
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 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 뿐이 아니건만---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러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 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한탄한 교장선생님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으리라 확신하고 수업 내용에 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토토 역시도 마치 이사도라 던컨처럼,
맨발로 달리고 뛰어 다니는 것 자체가 수업이라는 사실이 아주 아주 즐거웠다. (p116)
※ 이 글은 <창가의 토토>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보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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