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일 -「푸름이 엄마의 육아 메시지」
... 읽기 독립은 자전거 타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한글을 떼기 전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엄마가 자전거를 붙잡고 아이와 함께 달리는 과정과 같습니다.
반면 읽기 독립은 엄마의 도움 없이 아이 혼자 자유롭게 빠른 속도로 쌩쌩 달리는 과정이지요.
한글을 떼고 나서 바로 독립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에게 계속 읽어 달라고 할 때에는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읽기 독립을 유도해야 합니다.
아이 혼자 자전거를 타지 못하더라도 조급히 생각지 않고
여유 있게 주의도 둘려보면서 안전하게 계속 잡아 주며 함께 가면 되지요.
엄마가 자전거를 뒤에서 붙잡고 달리다가 언제 놓을지 타이밍도 잘 맞추어야 합니다.
너무 일찍 놓으면 넘어지고,
혼자 잘 탈 수 있는데도 엄마가 계속 붙잡고 있으면 아이가 자유롭게 속도를 낼 수 없으니까요.
교육은 엄마의 융통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메텔짱.
우리 아기도 34개월, 한글 독립 중이예요.
32개월 즈음 막 한글을 뗐을 때는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쉬운 책을 스스로 보고 그러더니 요즘은 다시 엄마에게 읽어 달라고 조릅니다.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듯해서 다시 읽어 주고 있답니다.
그래도 제가 바쁘게 집안일을 할 때 스스로 책 읽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합니다.
그리고 이제 좀 편해지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책사랑 아기사랑.
우리 딸아이는 지금 만 16개월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껏 줄기차게 다양한 책을 접하며 아이와 '책'이라는 매개체로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읽기 독립하면 아이도 부쩍 성장하겠고 또 엄마도 좀 편해지긴 하겠지만 서운할 것 같아요.
그림 하나에도 발을 버둥거리며 까르르 웃고 책을 보면서 엄마와 아기만 통하는 갖가지 교감들...,
읽기 독립이라는 열매를 맺는 순간까지 아이와 더 열심히 눈 맞추고
가까이에서 숨소리를 들으며 '책을 통해 나누는 공감'을 맘껏 누려야겠습니다. (p209)
※ 이 글은 <푸름이 엄마의 육아 메시지>에 실린 일부를 필사한 것임.
신영일 - 푸름이 엄마의 육아 메시지
푸른육아 - 2007. 08. 16.
[t-21.12.09. 20211204-16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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