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영 - 「세빈아, 오늘은 어떤법을 만났니?」
얘들아, 안녕! 나는 세빈이 엄마란다.
그리고 변호사이기도 하지.
변호사이기 때문에 법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
또 엄마이기 때문에 너희와 같은 어린이들이 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도 알고 있단다.
법을 지배하는 정신, 정의
법의 목적은 '정의 실현'이야.
판사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하는 것도, 검사가 범죄자를 체포하고 수사하는 것도 모두 정의를 위해서지.
그러면 정의란 무엇일까?
정의는 영어로 'Justice'라고 하는데, 이 말은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에서 나온 거야.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는 두 눈을 천으로 가리고 한 손으로 저울을,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있어.
다투는 두 사람을 각각 저울의 양쪽에 올려놓으면 잘못한 사람 쪽으로 기울었다고 해.
그러면 유스티치아는 칼로 잘못한 사람을 처단했지.
여기서 저울은 공정성을 의미해.
모든 사람은 같은 기준에 따라 동등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칼은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는 힘을 의미해.
판결만 내리고 실제로 대가를 치르게 할 힘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
그러니까 칼은 법의 권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어.
그리고 유스티치아가 두 눈을 가린 이유는 선입견이나 편견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야.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합의 한 것이라면 공정하다'라고 했던 존 롤스의 정의론과 통하는 데가 있지?
그런데 유스티치아에게는 네메시스라는 언니가 있었어.
네메시스는 복수의 여신인데, 그녀는 두 손에 검과 채찍을 들고 있어.
그러니까 정의의 여신과 복수의 여신의 차이는 바로 저울이야.
저울의 의미를 되새기며 정의에 대해서 각자 생각해 보자. (p63)
법이 만들어지는 곳, 국회
세빈이네 반 아이들이 강찬 시리즈를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었잖니?
그렇다면 실제로 법은 누가 만드는 걸까?
법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생겨나지만, 법을 만드는 중요한 기관은 바로 국회란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 의원들로 구성돼 있어.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간접 민주 정치 제도에서 국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
그럼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볼까?
먼저 국회 의원과 정부가 법률안을 작성해야 돼.
국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이 있으면 국회에 청원이나 진정을 할 수 있어.
그러면 국회 의원 몇몇만이 참석하는 상임 위원회에서 과연 꼭 필요한 법인지 회의를 해.
그리고 상임 위원회에서 통과한 법은 국회 의원 전체가 참석하는 본회의로 넘어가지.
전체 국회 의원의 절반 이상이 회의에 참석하고,
참가한 국회 의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이 새로운 법이 대통령에게 전달돼.
그럼 대통령은 15일 안에 법을 발표해야 되는데,
만약 대통령이 새로운 법에 찬성하지 않을 경우에는 국회로 돌려보낼 수 있어.
이때 다시 전체 국회 의원의 절반 이상이 참석한 회의에서 3분의 2이상이 새로운 법에 찬성을 하면,
그 법은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다시는 거부할 수 없단다. (p77)
법 중의 법, 헌법
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야.
법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 완벽하지 않지.
또 예전에는 옳은 법이었다 해도 시간이 흘려 사회 환경이 변하면 잘못된 법이 될 수도 있어.
그렇다면 옳은 법인지 잘못된 법인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헌법이란다.
법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하는 법, 사람 사이의 다툼을 해결하는 법, 기업의 활동에 관한 법 들이 있지.
헌법은 이 모든 법을 다스리는 최고의 법이야.
국민이 법을 지켜야 하듯이, 모든 법은 헌법을 꼭 지켜야만 해.
그래서 헌법을 '법 중의 법'이라고 한단다. 법에도 서열이 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지?
그렇다면 헌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법 중에서 제일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첫째, 헌법은 우리나라의 성격을 정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민주 공화국이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이 헌법에 나타나 있지.
둘째, 헌법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밝혀 두고 있어.
행복 추구권, 인간의 존엄권, 평등권, 신체의 자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참정권 등이 바로 국민의 기본권이야.
또 국민의 6대 의무로는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환경 보전의 의무,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 적합 의무가 있지.
셋째, 헌법은 우리나라의 통치 구조를 정하고 있어.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삼권 분립으로 권력의 집중을 막고 있지. (p127)
관계 속에 사는 우리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 살고 있단다.
엄마, 아빠와 너희는 부모와 자녀로 맺어지는 가장 가까운 관계지.
그리고 형제자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등 친척들과의 혈연관게도 있어.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혈연관계를 벗어나 이웃과도 관계를 맺게 되지.
특히 친구 관계는 참 소중하단다.
좋은 친구 관계는 혈연관게보다 더 깊이 평생토록 이어지기도 해.
좋은 관계를 맺게 되면 우리는 매우 소중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고, 더 넓고 행복한 세상을 살게 돼.
이런 좋은 관게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냐.
진심을 다해 상대방과 공감하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소중히 가꾸어 나가야 해.
물론 친구들과 가꿈 다툴 수도 있어.
그럴 때 네가 당한 것만 생각하면서 잘잘못을 따지는 건 현명하지 않단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라는 말을 아니?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는 뜻이야.
억울한 마음이 들 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마음속에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여유가 생긴단다.
그리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방과 화해하고 더 좋은 관계를 맺게 되지.
이해하고 공감하며 배려하는 마음,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화해하는 마음,
이러한 마음은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에서 법보다 더 소중한 것이란다. (p139)
※ 이 글은 <세빈아, 오늘은 어떤법을 만났니?>에 실린 일부를 필사한 것임.
신주영 - 세빈아 오늘은 어떤법을 만났니?
토토북 - 2012. 03.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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