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홍보팀 - 「숭실의 이름으로」
철학과 명예교수, 수필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와세다에서 청학을 공부했다.
일생을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며 '사상계' 주간과 '홍사단' 이사장을 맡았다.
1959년부터 1985년까지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열정적인 강연과 집필로 사회운동의 선구자적
역활을 했다. 국민훈장 모란장(1985)과 도산인 상(1998) 인제인성대상(2007) 유일한 상(2009)을 수상했다.
이당(怡堂) 안병욱 교수는 철학자이고 수필가이다.
'아기의 방그레. 젊은이의 벙그레. 늙은이의 빙그레가 얼마나 아름다운 표장이냐'며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는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학자다운 학자이며 학생다운 학생이다
평생 치열하게 공부했고 열정적으로 가르쳤으며 끊임없이 쓰고 펴냈다.
1957년 숭전대 교수가 된 그 이듬해 <현대사상>을 처음 낸 것을 시작하여 매년 꼬박꼬박 한두 권의 책과 논문을 펴내고 있다.
고민하는 청춘의 의지를 깨우고 섬세한 심성을 다독인 <인생론>은 1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 셀러다.
그의 글은 주제를 빙빙 돌리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곧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인 대안들을 명쾌하고 '쿨하게' 제시한다.
평자들은 그를 향해 '현대인의 타락하고 혼탁한 정신생활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현대 지성의 방향과 모럴을 제시한다.
그의 사상적 기조는 자기 상실로 부터 자기 회복과 각성이라는 휴머니즘과 자유, 그리고 민족주의에 입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평의 배경에는 그가 가진 '좋은 만남'과 그가 행한 '뜻깊은 일'이 있다.
"인생은 만남이에요.
좋은 책과의 만남, 좋은 스승과의 만남, 좋은 친구와의 만남,
이 세 만남을 통해 인생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나는 운 좋게도 이 세 가지를 다 잘 만났어요.
내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다섯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으니 춘원(이광수)과 장준하, 함석헌,
그리고 가을날의 호수처럼 조용하던 윤동주와 일본인 아이지 교수와의 만남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들을 곁에 두고 청춘의 시기를 보내온 그가 손에 꼽는 두 가지 귀한 일이 있다.
하나는 장준하 선생을 도와 <사상계>를 통해 자유 언론 투쟁을 한 것이고,
또 하나는 홍사단에서 도산(안창호) 사상을 전국에 펼친 것이다.
그가 주간을 맡았던 <사상계>는 지금도 광복 이후 한국 지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최고의 저술로 꼽힌다.
아흔을 넘긴 이 노학자는 지금도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새벽 5시면 일어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매일 아침 산보와 체조를 하고 오후에는 강의했던 수백 권의 대학 노트를 다시 들여다보는가 하면
외우기도 할 법한 칸트와 셰익스피어, 논어와 맹자를 다시 탐톡한다.
몇 해 전 천식과 기관지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에는 한자 철학을 공부하며
그 깨달은 바를 글로 써 잡지에 기부하는 일로 병을 다스렸다.
20대 중반부터 하루 10시간씩 팔을 뻗어 칠판에 글을 쓰며 강의하느라 오른팔이 3센티미터 더 길어졌다니
평생 이름 석 자에 붙어 다니던 '선생'이란 단어에 한 점 뿌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接人以愛 春風和氣(접인이애 춘풍화기).
사람을 대할 때에는 사랑으로 따뜻하게 대하고,
몸에서는 봄바람처럼 훈훈한 화기(和氣)가 넘치게 하세요."
사랑이 충만한 그가 마흔아홉 번째 펴낸 책의 머리말 마지막 구절이다.
쉰 번째 책을 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꼭 이우어지길,
'진실과 정성'으로 가득 찬 그의 쉰 번째 책도 품을 수 있는 복이 우리에게 꼭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뒷말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안병욱 교수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터뷰 질문에 서면으로 빼곡히 답을 주신 이야기는 귀한 가르침과도 같았다.
사실, 안병욱 교수에 대한 이야기는 그로부터 몇 개월 후에 진행된 반재철 동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1960, 70년대 얼마나 열정적인 연설가였으면, 또 등대와도 같은 존재였는지...,
스승을 거울삼아 일생을 달려온 제자의 가슴 벅찬 이야기에 그 시절 그 가르침이 궁금해졌다.
누군가의 가슴 속에 큰 스승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삶을 소중히 꾸려온 노학자의 글에서 내 작은 일상을 다시 들어다본다.
"인생은 하나의 긴 이야기로서 우리는 저마다 매일매일 한 장씩 인생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2007년 10월, 마흔아홉 번째 펴낸 책 <철학의 즐거움> 머리말 중에서.
숭실대학교홍보팀 - 숭실의 이름으로
(주) 헤이프레스토 - 2011. 03. 25.
☞ 일상에 더 하고, 덜 하지 않게 내 삶에 지표로 삼고 있는 한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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