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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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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그곳에! 랜선 타고 떠나자.

by 탄천사랑 2021. 8. 31.

땅과 사람들 / 「2021 7월호」 

 

가방 싸는 수고로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백업 플랜을 짤 일도, 장거리 비행을 견딜 필요도 없다.
온라인 접속과 동시에 원하는 곳 어니라도 향할 수 있는 시대니까.

코로나 19로 몸도 마음도 지친 요즘,
현실은 비록 방구석일지언정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은 세계를 여행한다.   글 / 정은주


언택트 시대,  더 안전하게 여행하는 방법
삶은 필요의 연속이다.

그 필요에 의해 새로운 기술이, 문화가, 즐길 거리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한 것을 꼽자면 단연 여행 일터,
하늘길이 막힌 건 물론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일시 정지 상태의 일상이 꽤 길어진 탓이다.

 

하지만 그 정지된 시간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여행법을 영리하게 찾아냈다.
바로 랜선 여행이다.
집 안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lT 기기를 통해 눈과 귀로 하는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 것.
펜데믹 초기 위축되었던 여행 시장은 랜선 여행의 등장으로 확실히 판도가 바뀌었다.

 

실제로 '이런 것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 여행으로 사랑받으며 새로운 산업으로 파이를 키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시간을 온라인으로 재밌고 유의미하게 채우는 일 모두를 여행의 범주로 여긴다는 것이다.
해외 명소 VR 체험, 핫 플레이스나 박물관 온라인 투어는 물론이고 랜선 공연 관람,

상품 언박싱 등도 넓은 의미에서 랜선 여행으로 불린다.
물론 이 같은 랜선 여행은 물리적 공간을 이동해 직접 두 발로 걸으며

보고 만지는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만의 매력이 분명 존재한다.


사소하지만 꾸밈없어 더 생생한 콘텐츠
꼭 유명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일상에 묻어 있는 그곳만의 감성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여행지에서는 낯선 모든 것이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는 까닭이다.
드라이브 앤 리슨(driveandlisten.herokuapp.com)은 그러한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사이트다.

'현지 라디오를 들으며 차를 타고 도시를 여행하자' 를 모토로 서울,  뉴욕,  파리 등
세계 50여 개 도시의 풍경을 유유히 보여준다.
재밌는 건 현장의 소음까지 고스란히 들을 수 있다는 점인데,
덕분에 실제로 차를 타고 현지 도시를 누비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유튜브의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ASMR)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란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후각적, 인지적 자극에 반응해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같은 감각적 경험. 최근에는 공항, 해변, 노천카페 등 특정 장소나

상황의 생생한 소리를 들려주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마음만 먹으면 귀를 기울인 채 원하는 곳 어디로든 상상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가상현실로 보고 듣는 세계의 자연과 문화
국내외 주요 여행지와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가상현실 콘텐츠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고화질 사진이나 360도 영상으로 현장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곁들이는 몰입형 콘텐츠가 바로 그것.
덕분에 원하는 때에 여행하고, 필요한 만큼 머물며,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이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국내 시. 도 그리고 해외 각국 관광청 홈페이지다.

 

두바이는 시티 투어 사이트인 두바이360(dubai360.com)을 통해 828m 높이의 부르즈 할리파에서

촬영한 낮과 밤을 타임랩스로 보여주며, 랜드마크와 문화 공간을 파노라마 뷰로 소개한다.
캐나다 역시 3D 촬영 기술로 박물관의 모든 공간을 고스란히 옯겨놓은
바이 타운 박물관 (bytownmuseum.com/virtual-tour) 가상 투어로 관심을 받고 있다.

 

호주관광청(www.australia.com)의 '8D 사운드로 체험하는 호주'도 몰입도 면에서는 손에 꼽힌다.
8D 오디오란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는 효과로, 덕분에 해변에서 돌고래가 뛰노는 소리,
페어리 팽귄이 이동하는 소리,  킴벌리의 호리존 털 폭포 소리,   울룰루의 바람 소리 등이

마치 현장에 있는 듯  감각을 일깨운다.
8D효과를 최대한으로 체험하려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듣는 것이 꿀팁.

영상에 등장한 장소 소개, 관련된 추천 명소 등도 볼 수 있다.

 

굳이 사이트를 찾아 들어갈 필요 없이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찾는 방법도 있다.
'가상현실 여행', 'VR여행' 등을 검색하면 유명 여행지는 물론이고 하늘 위, 심해,

심지어 실시간 우주의 모습까지 다양한 영상이 쏟아진다.

 

누군가는 말한다.
'이렇게까지' 여행해야 하느냐고 하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말을 아끼기를.
'이렇게라도 해야' 견딜 것 같은 마음에 대안으로 시작된 랜선 여행은

어느덧 하나의 여행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다.
방법이야 어쨌건 일상으로부터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좋지 아니한가!  (p37)

 

 

https://www.lx.or.kr/kor/publication/land/freeView.do?seq=354
땅과 사람들 / 2021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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