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꾸뻬를 만나는 것을 좋아했지만, 꾸뻬는 오히려 마음의 부담만 커질 뿐이었다.
그는 삐뇽과 같은 환자를 만날 때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훨씬 더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꾸뻬는 점점 더 피곤해졌고,
마침내는 그 자신 역시 점점 불행해져 갔다.
자신이 과연 좋은 직업을 선택한 것인지,
자신의 삶에 진정으로 만족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어떤 것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하기에 이르렀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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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비비앵과 꾸뻬는 지금 완전히 똑같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완전히 똑같은 삼페인을 마시고 있다.
그러나 둘이 느끼는 감정은 확연히 달랐다.
꾸뻬는 이 모든 것들에 행복해 했다.
비비엥과는 달리 이런 것들에 익숙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비엥과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비비엥은 비즈니스 클래스 여행이 뜻밖의 선물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여행이 가져다준 첫 번째 작은 행복이었지만, 비비엥을 보면서 꾸뻬는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만일 다음번 여행에서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게 되면,
오늘 비비엥이 1등석에 타지 못한 것을 불만스러워하듯이 비즈니스 클래스에 타지 못한 것을
불만스러워하지 않을까?
이것은 꾸뻬가 여행에서 발견한 첫번째 배움이었다.
그는 이번 여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작은 수첩을 꺼내 다음과 같이 적었다.
배움 1,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샴페인을 한 모금 더 마신 뒤 꾸뻬는 다시 이렇게 적었다.
배움 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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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는 적지 않은 사람들, 다시 말해 신문에서 숫자란들이 있는 면을 주로 보던 사람들이
그 합병으로 많은 돈을 잃었고, 그것이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음을 알고 있었다.
세미나 참석으로 인해 꾸뻬와 안면이 있는 두 회사의 사람들이
같은 시기에 꾸뻬의 진료실로 정신 상담을 하러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당시 많은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설령 그 새로운 제약회사가 한 개의 이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과거의 두 회사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서로 잘 통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을 잃고, 그들보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직업을 잃는 식으로 ,
결국 그것이 그렇게 성공적으로 끝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었다.
꾸뻬가 물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것을 시도하는 거지?" 뱅쌍이 웃으며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지!"
뱅쌍은 꾸뻬를 만나 즐거워 보였다.
식사를 시작할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뱅쌍은 또한 합병이 꼭 3백만 달러와 같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합병을 통해 더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인사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더 행복해지리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p38)
.... 그래서 그 자리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3백만 달러를 번 뒤 자신의 일을 그만두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또 울렸다.
배움 3,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합병을 결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배움 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P40)
---- 그는 역을 빠져나와 산의 더 높은 곳으로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홀로 산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를 둘러싼 산봉우리들은 매우 아름다웠다.
초록색 나뭇잎들은 뽀족뽀족하고, 누가 보더라도 중국의 산이었다.
숨이 차긴 했지만 기분이 훨씬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꾸뻬는 메모를 하기 위해 잠시 멈춰 셨다.
배움 5, 행복은 산속을 걷는 것이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산속을'에 줄을 긋고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이라고 고쳐 적었다.
.... 꾸뻬는 노승에게 혹시 행복에 관해 지혜로운 말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노승이 말했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소!"
그렇게 말하고 그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 꾸뻬는 노승이 알고 있는 행복의 비밀을 자신에게 알려 주기를 바랐다.
노승은 미소 짓는 얼굴로 꾸뻬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행복에 대한 배움을 얻기 위해 여행을 나선 것은 매우 좋은 생각이요.
여행을 마치거든 나를 만나러 다시 이곳으로 오시오."
그리고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p55)
역자 / 오유란
오래된미래 / 2004. 0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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