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왜 제 책을 하나도 안 읽으셨어요?
나는 또 다른 인생을 보여주는 책들을 좋아했어.
내가 읽은 책들은 다 그런 거야.
전부 진짜 인생을 다루지만,
접어 뒀던 부분을 다시 찾아 읽어도 그건 나에게 일어난 인생은 아니었지.
책을 읽을 때면 모든 시간 감각을 상실했어.
여자들은 항상 다른 삶을 궁금해 하는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지나치게 야심이 큰 나머지 이걸 이해 못해.
다른 삶,
전에 살았던 삶,
살 수도 있었던 삶.
그리고 난 너의 책이,
또 다른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상상만 하고 싶은 삶,
말없이 나 혼자 상상해보고 싶은 그런 삶에 대한 것이길 바랐어.
그러니까 읽지 않은 편이 더 나았지.
서점의 유리창을 통해 네 책을 볼 수 있었단다.
내겐 그걸로 충분했어.
요즘은 헛소리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
뭘 쓰더라도 그게 뭔지를 당장에 아는 건 아니야.
늘 그랬어.
어머니가 말한다.
다만 네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니면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하는지,
그것만큼은 알아야 해.
더 이상은 그걸 혼동하는 실수를 용납할 여지가 없으니까. - p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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