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 「무소유」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고 적극 추천했던 김수환 추기경,
그렇더라도 나는 이 가을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술술 읽히는 책 말고, 읽다가 자꾸만 덮어지는 그런 책을 골라 읽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구절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서란 거울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그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게 하고. 안이해지려는 내 일상을 깨우쳐준다.
그와 같은 책은 지식이나 문자로 씌워진 게 아니라 우주의 입김 같은 것에 의해서 씌워졌을 거 같다.
그런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울 때처럼 시간 밖에서 온전히 쉴 수 있다. - p19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 본문 중에서 -
법정 - 무소유
범우사 / 1999.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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