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렇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녀를 처움 가질 때 보다 더 떨렸다.
그녀가 이미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다는 감정이 더욱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런 나를 부드럽게 컨트롤했다.
그녀의 속은 여전히 깊었다.
그녀가 작게 신음하자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그녀에 대한 익숙함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의 내조 아래, 난 내 세상을 만난 듯 내 무대를 마음껏 펼쳤다.
바보 같고 등신 같고 찌질해 보였겠지만 꼭 묻고 싶었던 말이 결국 목구명까지 치밀어 나를 간질었다.
결국, 그 질문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 남자가 잘해? 내가 잘해?" 그녀는 나의 눈을 똑똑히 보며 대답했다.
"너."
대답을 듣자마자 더는 참지 못할 것 같았다.
얼른 페니스를 꺼내어 그녀의 배 위에 갈겼다.
내가 조금만 더 사악한 놈이었다면 아마 그녀의 몸속에 내 것들을 다 뱉어내었을지도 모른다.
내 것들을 뱃속에 안고,
그 남자가 해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도록 말이다.
한결같이,
'꼭 여기다 싸야 돼!'의 오롯한 욕망의 대상이었던 그녀,
나의 올리브 파스타인 여자!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여자 같은 오롯한 욕망의 대상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녀의 뱃속이 아닌 배 위에 뱉어내는 대신, 더욱 쥐어짜 내야 했다.
전에 있던 미련도, 앞으로 가지게 될 미련도 함께 몽땅 뱉어내었다.
"고마워."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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