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인호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법정과 최인호의 산방 대담)」
최인호, 말은 참으로 신령한 것이고 말의 능력이 곧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도 태초에 말이 있었다고 하거든요.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를 보면 아주 좋은 말이 나옵니다. 이런 식이에요.
'주님,
제가 늙어 가고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제발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는 않게 해 주십시오'
저도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녀는 이런 말도 했지요.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이 말이 참 좋더라고요
지식인이라면 무슨 말이든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은 강박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말의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지요.
이제는 말수는 적어도 마음이 실려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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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말의 의미가.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
법정, 최인호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여백 / 2015.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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