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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희-캥거루들의 행진

by 탄천사랑 2018. 4. 14.

「최순희 -  캥거루들의 행진 / 감꽃이 필 무렵 」

[221105-161400-3]

 

 


배움을 저울질하고,
자로 재고, 무엇과 비교하는 과정을 우리는 지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지식으로는 자기 인생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
막연하게 느낌으로만 느껴질 따름이다.

언뜻, 자신을 잘 아는 것 같지만,
물 흐르듯이 잠시도 머무르지 않으니 생각은 정리되지 못하고 마음에 파문만 일어난다.

생각이 정리되지 못함은 파도가 치는 것과 같고 파도가 일렁이니 그 물에 자신을 비춰볼 수가 없다.
바람 없는 호수처럼 마음도 잠잠해야 한다.
 
짤막한 한마디 말에도 반드시 그 뜻이 담겨 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고,
공짜도 없고, 정답 없듯이 뜻 없는 말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또, 생각으로는 닿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찾기 위해 책을 본다.

똑같은 책을 보더라도 저마다 받아드리는 생각이 다르다.
그건 우리가 세수하다 코가 만져지듯이 책을 접하면서 얻어지는 자연스러운 생각의 지식이다.
 
한 컵으로 커피와 냉수를 동시에 마실 수 없음은 누구나 안다.
우리는 커피만 마시며 살 수가 없다.
그리고 커피를 비워야 냉수를 따라 마실 수 있다.

우리 자신도 그 하나의 컵과 같다.
채우고 다시 비워야 한다.
하나에 묶어 놓거나 붙잡고 있으면 삶이 속박되고 집착의 오랏줄에 스스로 묶이게 된다.

서로 다르고,
틀린 이념이라도 다양한 주장과 생각이 교류하는, 서로 다른 그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정신의 광장,
형이상학적인 세상을 꿈꾸고 있는 일원(一員)으로 나와 가족,
그리고 바른 세상을 위하여. 내가 책을 접해야 하는 이유라면 이유다.


최순희 -  캥거루들의 행진
북랩 - 2017. 0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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