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

최진기-백치를 철학자로 만드는 Royal-Road/맹자

by 탄천사랑 2009. 12. 4.

최진기 - 「백치를 철학자로 만드는 Royal-Road

 


엊그저께 일같은데 어느 덧 벌써 한참 전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냐면요.  

미국이 이라크를 쳐들어간것이 비로 이때였으니까요.
이 때 우리나라는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할 것인가를 놓고 나라 전체의 국론이 양분되어 논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자, 당시 TV토론에 나왔던 사람들의 대담을 옮겨볼까요?

갑. 먼저 국익을 생각하셔야죠.
지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는 한미 동맹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안그래도 주한 미군이 감축하고 주한 미군의 중심이 용산에서 평택으로 이전하고 있는 이 시기에
한미 동맹의 결속을 위해서는 당연히 파병을 해야 합니다.  또한 이라크의 석유 자원 확보와
전후 이라크 복구을 위한 건설 경쟁 참여에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파병을 해야 합니다.

을. 무슨 천만의 말씀입니까? 진정한 국익을 생각하셔야지요.
이라크 전쟁에 섣불리 참여하는 것은 잘못하면, 

다른 중동국가와의 관계정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 공화당 정권만이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고 있을뿐 

미국 민주당은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 승리가 예견되는데 

굳이 우리가 이라크 전에 참전해서 얻을 수 있는이익은 거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과 이나크 전의 참전여부는 상관도 없구요.
지금의 주한미군은 새로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일한으로 재배치 되고 있을뿐 

이라크 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자. 친구분들은 누구의 주장에 손을 들고 싶어요?
자. 맹자가 이땅에 부활한다면 누구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줄까요.?
자. 맹자가 당시 위나라의 혜왕을 만나 대화한 내용을 인용해 볼까요?

혜왕.  내 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이 또 있습니까?
맹자.  하필이면 이익을 말하는 것입니까?  

            오히려 사랑하는것과 부끄러워 하는 것이 있을 뿐입니다.
혜왕.  그렇다면 임금은 이익을 논하면 아니됩니까?
맹자.  임금이 어떻게 하면 이롭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말하면,
           신하는 어떻게 하면 제 문중을 유익하게 할 것인가를 생각할 것이고,
           백성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유익하게 할 것인가를생각하게 됩니다.
           위 아래가 이익 다툼을 벌이면 나라는 위태로워지고 말 뿐입니다.
           만일 의를 뒤로하고 이를 앞세운다면 빼앗지 않고서는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어질면서도 제 어버이를 버린 자는 없었고, 

           의로우면서도 제 왕을 배반한 자는 아직 없었습니다.
           왕께서도 다시 한번 인의를 생각해야지 왜 이를 말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맹자는 갑과 을 모두 잘못되었다고 준엄하게 꾸짖였을 껍니다.
왜냐면 국익을 우선하는 자는 의로움을 보지 못하는 자이기 때문이지요.
보세요. 

국익을 우선한다면 한국을 침략한 이토 히로부미의 행위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 까요?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 쓰신 글자가 다시 한번 가슴을 우리네요.
見利思義見危授命(견리사의견위수명) -
---

다음에는 사회 국가론입니다.
맹자의 사회 국가론은 기본적으로는 공자와 다를바가 없는데

다만 왕이 왕답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에 그럴 경우 왕을 바꿀 것을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라에 있어 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왕은 나라를 활발히 하는 동시에 백성을 구하는 의무를 지니는 것입니다.
이런 왕의 통치가 바로 왕도정치로 자신의 힘과 권력을 내세운 패도 정치의 반대말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맹자의 역성혁명론과 민본주의 사상은 

이후 왕조 정복의 중요한 이데올르기의 역활을 하여 대표적으로 고려왕씨 일가를 전복시킨 

조선의 이씨정권의 통치이념을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 천명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민중에 있다.
  따라서 민의에 어긋나면 군주를 토별할 수 있다.
  그것이 혁명이다. -

혁명이란 본디 <역경>에 나오는 말로, 천명(天命)이 개혁된다는 의미였습니다.
한 군주에게 있던 천명이 다른 군주에게로 옮아간다는 뜻이죠.
그런데 맹자는 천명의 소재를 민중에게서 찿고, 

민심의 향배에 따라 천명이 바꿜 수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심지어, 민의에 반하는 군주를 방벌(放伐. 추방하거나 토벌함)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은나라 정벌과 주나라 정벌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을 받자,
맹자는 신하가 군주를 죽인 일이 없고, '한 사람의 필부'를 죽였을 뿐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민심이 떠난 군주들, 

<상서>의 논리를 이어 '외로운 사나이(獨夫)'로 간주하였던 그 답변은 매우 신선하고,
그만큼 급진적이었던거죠.

여기서 우리는 공맹의 대를 잇는 정명의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왕은 왕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맹자는 신분제질서를 옹호하지만 분명히 그 신분제질서에서 지배계층에 오르는 자들에게는
더 높은 도덕성을 지킬 것을 피를 토해 외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쥬죠.
맹자가 이 땅에 돌아오신다면? 

어떻게 세상을 보시겠어요?
재벌들의 자식들은 다 미국서 애를 낳아오고, 

명망가의 자제들은 다 군대를 빼고,
사회의 지도층이 다 기본적인 사회적 의무를 이행치 않는 이 시대, 

맹자의 일갈이 그리운 때 입니다. (p210)
※ 이 글은 <백치를 철학자로 만드는 Royal-Road>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최진기 - 백치를 철학자로 만드는 Royal-Road
써네스트 - 2008. 12. 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