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내가만난글/비문학(역사.사회.문학.

운우지정(雲雨之情)

by 탄천사랑 2007. 12. 21.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야기

조선시대때 대학자를 말한다면 누구나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말한다. 
그런데 두 성현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일화가 많다.

예를 들면 퇴계 이황은 두향이란 애첩과 깊은 사랑을 나누었으며 
율곡 이이는 여자를 멀리하는 듯하면서도 첩실을 많이 두었다고 한다. 
퇴계는 30대 중반에 아내와 사별한 뒤 몇 해가 흐른 뒤까지도 혼자 지내고 있었다. 
때문에 그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퇴계에게 새장가 들기를 권유했다.

퇴계 역시 손님을 접대할 때나 제사를 치를 때나 안주인의 손길이 필요한 것을 절감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직접 아내감을 구하기도 민망하여 속으로 걱정만하고 있던터에 

어느날 제자가 인사차 찾아 왔다가 불쑥 하는 말이
"마님이 돌아가신지도 몇해가 지났으니 
 이제 스승님도 새 마님을 들이셔야 될텐데 걱정입니다." 퇴계는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허허..  글쎄나..  자네가 참한 규수 하나 구해주면 내 새장가를 들지. ㅎㅎ"

제자는 뜻밖의 대답에 조금 놀라며 되물었다. 
"정말이십니까?  스승님 진정 제가 중매를 하오리까?"
"허허,  그렇다니까 말로만 그러지 말고 어디 참한 규수가 있으면 중매를 서게나~"
"그렇다면…  아랫 마을에 사는 권진사 어른을 아시는지요?"
"권 진사?  알다마다!!"
"그분에게 나이가 좀 들긴 했어도 시집 안간 딸이 하나 있다고 하던데 .."

퇴계는 선뜻 내키는듯 되물었다. 
"그래? 올해 몇살이라고 하든가?"
"스물여덟이라고 하옵니다,"
"음..  나이가 꽤 들었군! 그런데 어째서 아직까지 시집을 못 갔다 하든가?"
"흠이 조금 있다고 하던데요?"  퇴계는 조금 긴장하며 물었다. 
"흠이 있다고?" 제자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모자라고 주책인 면이 있다고 하더이다." 퇴계는 웃으며 말했다. 
"허허, 그래? 좀 모자라는것이 잘났다고 건방떠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당장 중신을 서겠습니다 스승님~"
"허허 이사람 급하긴 ~~ "

퇴계가 별 대답 없이 입가에 미소만 짓고 있자 제자는 그 모습을 승낙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길로 권진사를 찾아가 의중을 물어보았다

권진사는 그렇지 않아도 딸자식이 나이가 차도록 시집을 못간 것이 못내 걱정스럽던 터에 
퇴계같은 고명한 학자가 자신의 딸을 거두어 준다고 하자 두말없이 흔쾌히 승낙했다.

그렇게 해서 퇴계는 제자의 중신으로 권진사의 딸을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서툰 솜씨나마 부지런히 집안을 꾸려 나가던 권씨 부인은 

어느날 남편 퇴계의 두루마기를 손수 지어 내놓았다.
"아니 이것을 부인이 직접 만들었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서방님!!"

퇴계는 혼례를 올리기 전부터 아내가 좀 모자란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새장가를 들고 나서 처음으로 새옷을 받고 보니 여간 기쁘지 않았다. 
"수고했소. 정말 고맙구려~"

퇴계는 부인이 반푼이긴해도 기특한 마음까지 들었다. 
권씨 부인은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어서 입어보세요 ~"

퇴계는 흐뭇한 미소를 띠며 개켜진 두루마기를 펼쳐 들었는데 그 순간 퇴계는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권씨 부인이 지은 두루마기의 소매가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을뿐 아니라 
앞깃도 짧고 또 엉뚱한 자리에 붙어 있어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다.

퇴계는 어이가 없어 껄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그리도 좋으십니까?  서방님?" 

권씨 부인은 퇴계의 속을 알지도 못하고 그렇게 말하며 따라 웃었다. 
퇴계는 아무말 않고 그 두루마기를 입으며 또 한번 껄껄 웃음을 터트렸다.
헌데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는 제자들은 
"우리 스승님은 정말 뭐가 달라도 다르시구나!  저런 반푼이 사모님을 맞아 애지중지 하시니 말이야!" 
"그래 맞어~ 저런 반푼이 사모님이 무얼 알겠어? 
  그런데도 저렇게 열심히 아끼고 계시니..." 

퇴계의 제자들은 의아해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퇴계의 제자들과 율곡의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자기의 스승이 당대 최고의 도덕군자(道德 君子)라고 우기고 있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이 나질 않자 한사람이 제안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두스승님은 당대의 최고의 성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우리는 이분들의 낮의 생활상만 눈여겨 보았지 밤의 생활상은 본적이 없으니 
  우리 두분의 밤 생활상을 본 연후에 어느분이 훌륭한 분인가를 가리기로 함이 어떤가?"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네!"

그렇게 해서 두분 스승님의 방사(房事)현장을 엿보기로 하고, 
다음날 밤 퇴계와 율곡의 제자들은 율곡스승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가 율곡의 부부 관계를 훔쳐 보았다.
근엄한 율곡스승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부인!!  아랫목이 따뜻하니 어서 옷을 벗으시지요~" 

곧이어 사모님이 겉옷만 벗고 속옷은 입은채 자리에 누웠다. 
이어서 율곡스승이 바지 고이춤만 내리더니 '어험..'하며 한마디 헛기침을 하시며

점잖게 거시기를 꺼내 조용하게 아주 조용하게 넣다 뺏다를 거듭하며 방사일을 끝내는 것이었다.
이를 숨죽이고 보던 양측 제자들은 
"방사행위(房事 行爲)도 역시 도덕군자 처럼 하시는군!  아 정말 대단하신 스승님 이구나" 

그 다음날 제자들은 이번에는 퇴계스승의 환락 현장으로 갔다. 
아뿔사,  퇴계스승은 율곡스승과는 달리 완전 나체가 되도록 부인의 옷을 모조리 벗기고 
자신도 홀라당 벗더니 두 나체가 이리딩굴 저리딩굴 하면서 전기(前技)를 시작하는데, 
유두(乳頭)를 빨고 귓밥을 빨고 혀와 혀끼리 설교(舌交)를 하고 이어 옥문(玉門)과 계관(鷄冠)을 간지럽히자 
좀 모자라는 권씨부인은 몸을 요리조리 비틀고 교성(嬌聲)을 지르기 시작하더니 
비로소 용두(龍頭)를 옥문(玉門)에 집어 넣었는데 요란 뻑쩍지근 했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며 업치락 뒷치락 성난 파도가 따로 없었다. 
좀 모자라는 권씨부인은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고 요분질을 치는데 
좌삼삼 우삼삼 숨이 끊어질듯 교성은 난무하고 

희열에 넘쳐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고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였다.

이런 광란(?)의 현장을 훔쳐본 퇴계와 율곡의 제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한참후 정신을 차리고 나니 한쪽(율곡)은 희희낙낙(喜喜樂樂)이요, 
한쪽(퇴계)은 똥바가지를 뒤집어 쓴 몰골이었다.
다음날 낙심한 퇴계 제자들은 퇴계스승님 집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스승님 저희들은 오늘 하직 인사차 왔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저희는 스승님께서 당대 제일의 도덕군자라고 생각하고 스승님을 존경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도무지 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란 퇴계스승이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린가?  자세히 얘기해 보거라."
"죄송스럽게도 저희들이 어젯밤 스승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침을 발라 문 창호지를 뚫고 스승님의 방사(房事)장면을 엿보았습니다."

퇴계의 제자들은 그간 율곡의 제자들과 함께 보았던 이야기를 해드리고 
스승님의 난잡한 방사 장면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제자들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퇴계선생이 말했다. 

"어허!  율곡이 그러하든가?  그렇다면 율곡은 후손이 귀하겠구만!"
"스승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들은 구름도 바람도 없는 맑은 하늘에서 비가 오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과 번개 그리고 바람이 불어와야 비로소 비가 내리거늘... 
  자네들은 조용한 하늘에서 비가 내릴수 있다고 생각하는 겐가?"

제자들은 퇴계의 말에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내가 부부간의 잠자리에 있어

  난잡하다고 할지 모르나 음양이 교합하는데 어찌 조용할수 있겠는가? 
  오히려 율곡이 그리 점잖게 교합을 한다는 것이야말로 음양상생의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모든 만물은 음양이 합하여 생성되거늘 혹여 율곡에게 후사가 없을까 걱정이 되는구나."

그러면서 퇴계는 음양상생의 이치를 들어 남녀의 성교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운우지정(雲雨之情)이란, 
구름과 비가 나누는 정이라는 뜻으로 남녀의 정교(情交)를 이르는 말인데, 
중국 초나라의 회왕(懷王)이 꿈속에서 어떤 부인과 잠자리를 같이 했는데 
그 부인이 떠나면서 자기는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陽臺) 아래에 있겠다고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자고로 예나 지금이나 큰비가 내리려면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불고 천둥번개가 요란해야 하는법 그것이 천지간의 자연적인 섭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부부 관계를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 했느리라!

이 말을 들은 퇴계의 제자들은 운우지정(雲雨之情)의 새로운 참뜻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인간은 아무리 도덕군자라 해도 부부관계에 있어서는 낙(樂)이 있어야 하는 법, 
  자네들도 알다시피 반푼인 우리 마누라가 그런 낙(樂)도 없으면 어찌 살겠는가? 
  낙(樂)중에서 으뜸 낙(樂)이 운우지락인 것을, 
  부부관계에서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느끼는 것은 자연이 주는 크나큰 복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천지간에 교합의 선물이니 많이 느낄수록 좋은 것이므로 자네들도 많이 느끼며 살게나."

그러면서 
"여자는 자고로 밤이 즐거워야 탈이 없는 법, 
  인간은 아무리 반푼인 사람이라도 굼뱅이도 딩구는 재주가 있듯 저마다 한가지씩은 장점이 있는 법이거늘, 
  아마도 우리 마누라는 반푼이지만 색(色)에는 남다르게 뛰어난 재주가 있나 보네! 
  껄껄껄..."

그래서 퇴계의 제자들은 또한가지 운우지정(雲雨之情)에 이어 운우지락(雲雨之樂)까지 익히게 되었으며 
인간은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저마다 재주가 있음을 배웠다고 한다.

하여 옛 시조에, 
봉린지란(鳳麟芝蘭) 천생연분(天生緣分)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 했다. 
즉 봉황과 기린처럼 잘난 남자와 난초처럼 어여뿐 여인이 하늘이 정하여 준 연분으로 만났으니, 
먹구름이 세찬 비를 만나듯 진한 정분을 나누라는 뜻이라.

그래서 그런지 퇴계 선생은 부인을 둘이나 두었으며 
말년에는 기생 두향(杜香)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으며 율곡 선생은 후손이 귀했다고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