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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사랑받는 아내

1 - 1. 여보, 내가 누군지 기억하세요?

by 탄천사랑 2007. 12. 3.

·「마라벨 모건 - 사랑받는 아내」

 

 

제1부 조직적인 여성 


제1장. 첫머리에
여보, 내가 누군지 기억하세요?
2주간 동안 우리는 플로리다에서 꿈같은 밀월여행을 보냈다.
낮에는 햇볕이 찬란하게 비쳤고 밤에는 별들이 반짝였다.
정말 결혼생활은 달콤한 것이었다.
언제나 멎진 음식이 대기하고 있었고 사랑이 넘쳐 흘렸다.

플로리다에서 얼굴이 황갈색으로 변한 우리는 
유쾌한 기분으로 방이 3개 달린 아파트로 신혼살림을 차려서 들어갔다.
신혼이었던 관계로 재산과 가족도 별로 없고, 
할 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여유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남편 찰리의 옷 손질을 하고 
그를 위해서 맛있는 과자나 음식을 장만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수개월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결혼생활은 점점 더 복잡해졌고,
금이 갔고, 점차적으로 변해 갔다.
거기에는 그렇게 말을 많이 하던 남편 찰리가 
이제는 말문을 꼭 닫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쌀쌀하고 냉정한 남자가 되어 갔다.
마음을 탁 털어 놓고 말하기는커녕, 우리 사이에는 의사소통이 단절되어 버렸다.
내가 그의 하루 일과와 사건에 대해서 간혹 물으면 
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불평만 털어놓곤 했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그의 턱을 잡고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내가 누군지 기억하세요?
  나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 보세요. 나는 지금 당신에게 말하고 있어요!"

어느 날 나는 철저히 독백과 반성을 한 끝에 찰리는 말이 많은 남자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말이 없는 남자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찰리가 결혼 전에 말이 많았던 이유는 나를 그의 아내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나는 찰리에게 따뜻하게 친구처럼 대해 주어야만 했었다.

그렇지만, 찰리와 나는 정중한 태도로 행동했고 용무가 있을 때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소금을 이쪽으로 좀 건네 주시겠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결혼생활이 아무 탈 없는 것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명랑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남편 찰리와 대화하면 어쩐지 자신감이 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신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음식점에서 남편과 자리에 마주 않았을 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매일같이 생활하는 남편에게 내가 무슨 다정한 말을 한다고 해서 소용이 있겠는가?"

그것이 문제였다.
어느 날 나는 음식점에서 남편과 마주 앉아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주위 사람들은 열심히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남편과 사무적인 대화 이외에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매일 저녁 나는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침울한 찰리를 맞이해야만 했다.
찰리의 침울한 표정은 외관상으로도 넉넉히 찾아볼 수가 잇었다.
그의 귀가 시간은 내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온종일 그를 사랑하고 보살피기 위해서 노력해 왔지만 
정말 이러한 긴장상태는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다.
가정에는 언제나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무언가 우리 사이에는 불만의 씨앗이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장벽이 하나 생겼던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남편 찰리와 나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장벽이 놓이게 된, 대화가 단절된 원인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 장벽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때로는 이러한 부부간의 장벽은 수일, 수주, 아니면 수개월간 계속되었다.
나는 안절부절못하고 불행했다.
나는 우리 부부 사이에 어떤 장벽도 환영하지 않는다.
특히 정의를 내릴 수도, 또 싸울 수도 없는 이 대적과 같은 장벽은 정말 환영하지 않는다.

수많은 생각 끝에 나는 이런 결정을 내려 행동하게 되었다.
"나는 융통성을 배워야 한다.
  수많은 여성들이 융통성을 통해서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매사를 조종해 나갔다.
수년이 흘려갔다.
드디어 우리의 딸 로라가 태어나게 되었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우리 딸을 흠 없이 키웠다.
아직도 나는 찰리와의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파괴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궁리를 하다가 우리의 달콤한 로맨스 시절이 흘려가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둘만의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은 드문 일이었다.
나는 로맨스가 점점 더 그리워졌다.

나는 우리의 약혼 시절을 회상하게 되었다.
그 당시 찰리는 참으로 로맨틱한 남성이었다.
그는 정열적인 키스를 아끼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나의 정열적인 연인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결혼 후 불과 몇 년도 안되어 
나는 텔레비전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포옹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나는 남편 찰리에게 포옹해 달라고 간청해야 했다.
나는 다시 남편 찰리가 과거처럼 나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해 주기를 원했다.

나는 결혼생활을 성공으로 이끌어간 기사들을 많이 읽는 동안 
결혼생활에는 변화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은 구혼 기간 중의 리비도 libido 상태에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좀 더 무게가 나가는 안정된 사랑의 상태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리비도란 사람의 모든 행위의 숨은 동기를 이루는 근원적인 욕망으로,
애욕이나 성적 충동을 의미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저녁 마다 의자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이유 없이 투덜거리는 남편의 마음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바로 그거다.
  우리는 이제 안정된 사랑의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쨌든 
남편 찰리와 나 사이에 의사소통의 길이 속히 다시 생겨나기를 간절히 원했다.



※ 이 글은 <사랑받는 아내>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마라벨 모건 - 사랑받는 아내
역자 - 조동춘
언어문화사 - 1976. 06. 01.

[t-07.12.03.  20211208-144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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