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 한 잔이 인생을 결정한다(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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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 백과사전이라도 읽자.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사람에게 인생길은 멀어라.
바른 삶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생사의 밤길은 멀어라."
<법구경>의 한 구절이다.
불면증처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어떤 형식으로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은 피곤해지고 쉬고 싶은 생각 밖에는 없다.
그러나 잠을 잘 수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눈은 말똥말똥해지고 12시가 넘어 1시가 되어가면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그야말로 잠은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다.
불면증의 처방에 있어 흑자는 열심히 일을 하라고 하고,
흑자는 딱딱한 책을 읽으면 잠이 절로 오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일은 낮 시간으로 족하다.
밤은 휴식의 시간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다.
딱딱한 책을 읽는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 별 효험이 없고,
불면의 고통에다 또 하나의 고통을 더 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잠 안 오는 밤에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담 없는 가벼운 책을 읽는 것이다.
읽기에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책이면 더욱 좋다.
너무 흥미진진한 소설은 다 읽어야 속이 시원해지므로 더 잠이 안 올 수가 있다.
쉽사리 책에서 손을 떼게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주로 산에서 글을 쓰는 법정스님의 에세이들이나,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쓴 버트란트 러셀의 에세이들,
또는 너무 길어서 한꺼번에 다 읽을 수 없는 박경리의 <토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 등을 권할 만하다.
이러한 책들은 곁에 두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펼쳐 본다면
우선 공부가 아니란 점에서 부담이 적고,
무언가를 하다가 잠을 잔다는 기분으로 시작한다면 마음의 안정도 함께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설사 잠을 못 이루더라도 무언가 가치있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수면제를 먹고 억지로 잠을 잔 것보다는 적게 잠을 자더라도 훨씬 나은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아직도 잠이 안 옵니까?' 그럼 백과사전이라도?'
※ 이 글은 <아침의 차 한 잔이 인생을 결정한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08.27. 20210807-05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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