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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의식있는 여성이 행복을 만든다

3 - 16, 찌그러진 얼굴 / 1 어머니의 얼굴은 찌그러진 땜통 얼굴.

by 탄천사랑 2024. 4. 15.

·「조동춘 - 의식 있는 여성이 행복을 만든다」

 

 

 

찌그러진 얼굴 / 어머니의 얼굴은 찌그러진 땜통 얼굴. 
남들이 말하기를 
"너는 아비 없는 후레자식"
"네 어머니 얼굴은 찌그러진 땜통 얼굴"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저의 어머니 얼굴은 제가 봐도 한쪽으로 몰리고, 흉터투성이고 찌그러진 땜통 얼굴입니다.

어느 날인가 저는 밖에 나가 놀다가, 
동네 아이들로부터 또 놀림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품에 안겨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 엄마의 얼굴은 왜 찌그러진 얼굴, 땜통 얼굴이 되었어요.
 그리고 난 왜, 아버지가 안 계세요?
 애들이 글쎄 '아비 없는 후레자식' 
 '네 어머니 얼굴은 찌그러진 얼굴, 땜통 얼굴'이라고 놀리질 않겠어요. 엄마!"

어머니께서는 한참 동안 멍하니 계시다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내 손을 봐라.
 그리고 내 얼굴을 봐라!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네가 두 살 때, 
 너의 아빠는 직장에 나가셨고, 너는 이 어미 품에 안겨 색색 자고 있었단다.
 그래서 난 너를 침대에 뉘어 놓고 시장에 갔었지.
 그런데 막 물건을 사려는 순간 어디서 인가 앵앵대는 불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겠니?
 난 깜짝 놀라, 어디에 불이 났나? 
 어떤 집이 또 타는가 하고 불난 쪽을 보지 않았겠니?
 그런데 이게 왠 일이냐. 웬 말이더란 말이냐?
 내가 본 그 집, 불기둥이 충천한 그 집은 바로 네가 잠을 자고 있는 우리 집이 아니겠니.
 
 나는 현기증을 느꼈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난 정신 없이 뛰었다.
 신발은 벗겨지고 치마가 찢어져 속옷이 나와도 난 뛰고 또 뛰었다.

 그러나 이미 집은 불기둥 속에 휩싸여 있지 않았겠니?
 그래도 난 그 속으로 뛰어들려고 했다.
 그런데 누가 내 손을 잡지 않겠니? 소방대원이었다.
 들어기면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우리 아기가 죽어요. 우리 아기가 죽어갑니다. 
 우리 아기를 살려야만 합니다' 하고 발버둥을 쳤지만, 
 모두들 들어가면 안 된다는 소리만 할 뿐 아무 대책이 없질 않겠니.

그래서 난 소방대원의 손을 물어뜯고는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까지도 넌 잠을 자고 있더라.
난 너를 담요로 싸서 창 밖으로 내 던졌다.
그러고는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 후,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고, 온 몸은 붕대로 감겨 있었단다.
그때의 그 붕대를 푼 손이 바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손이고,
그때 붕대를 푼 얼굴이 네가 보고 있는 이 찌그러진 얼굴이란다.

그 후 네 아빠는 이 찌그러진 얼굴이 보기 싫다고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고 말았단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는 우리 어머니를,
만천하에 계신 여러분과 지금 어느 곳에 계실지 모르는 저의 아버님 앞에 우리 어머니는 훌륭하시다고,
우리 어머니는 정녕코 훌륭하시다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 이 글은 <의식 있는 여성이 행복을 만든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4.15.  20240401-1518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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