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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by 탄천사랑 2007. 6. 14.

 「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민음사 - 1982.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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