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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글러벌 산업재편, 한국호의 원동력을 묻거든

by 탄천사랑 2022. 5. 19.

매일경제 - 「포스트 크라이시스&빅모멘텀



생활 속에 파고드는 녹색 트랜드 
서호주 퍼스에 위치한 4층 건물의 빅토리아 애버뉴 빌딩.
2009년 완공한 건물로 호주그린빌딩협회에서 주는 6등급 평가를 서호주에서 처음 받았다.
6등급은 친한경을 실천하는 건물에 부여하는 최고 등급이다.

빅토리아 빌딩 로비에 들어가자 실내를 밝혀주는 전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연 채광이 사무실 곳곳에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해 굳이 전기를 이용해 불을 밝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한여름인 12월이었지만 로비에는 에어컨이 거동되지 얺고 있었다.
그러나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통풍효과 덕에 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건물 설계자인 존 말콤씨는 
"그린빌딩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임대료는 주변보다 30% 비싸다" 며
"자연채광을 활용하다 보니 입주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Green으로 바뀌는 삶의 트랜드
전 세계 시민들의 삶에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실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집에 풍력장치를 달거나,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를 이용하며 녹색 삶을 접한다.

파리에 사는 마틴 프로스트 교수는 직장인 파리7대학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2-3년 전만 해도 지하철이나 자가용을 이용했지만 갈아타는 번거로움, 기룸값 때문에 자전거를 택했다.

프로스트 교수는 
"파리대학에 최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힉생, 교수가 꽤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그린라이프'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엄두를 못낸다."며
"자전거나 보행은 하는 것도 녹색  삶을 누리는 것." 아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로펌인 '알레리옹'에 근무하는 50여 명의 변호사 중에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없다.
여기서 변호사로 일하는 크리스티앙 김 변호사는 
"2009년 변호사 5~6명이 출퇴근용 자동차를 버리고 지하철이나 자전거로 바꿨다"고 말했다.

프랑스에 불고 있는 자전거 붐은 다른 이유도 있다.
주차료는 비싸고, 그나마 있던 주차장은 사라지는 추세다.
크리스티앙 김 변호사는
"얼마 전 주말에 차를 끌고 나갔는데 예전에 있던 주차장이 없어졌더라"며 
"그 자리에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벨리브가 들어셨다"고 설명했다.
공공자전거 대여시스템인 '벨리브(Velib)' 때문에 파리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연간 2,400t 감소했다. 
벨리브 이용의 80% 가량은 출퇴근용이다.


녹색이 아니면 사지 않는다. 시대를 뒤흔드는 녹색 제품
유로바로미터(Eurobarometer)가 2009년 초 EU 27개국과 크로아티아 시민 2만 6.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상품 구입 시 상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고 나타났다. 
딜로이트가 미국 소비자 6,500여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시기에 한 설문조사에서도 
소비자의 95%가 녹색제품을 구매할 의지를 나타냈다.
닛케이 산업연구소가 2009년 4월 수도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는 '같은 성능 - 가격의 제품이면 친환경제품을 산다'는 의지를 보였다.

네덜란드 화학회사인 퓨락(Purac)은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락타이드라는 소재를 개발했다.
전분과 당류 등에서 추출한 이 소재는 플라스틱 용기뿐 아니라 제초제와 세제 등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했다.
퓨락은 친환경 재료로 만든 이 소재가 상용화된다면 

비슷한 성능인 PET 재료보다 6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마디로 '녹색기술'이 돈을 버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Green is Green'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러한 현상을 두고 한 것이다.

앞의 그린이 환경이라면 뒤의 그린은 달러의 녹색, 즉 돈을 의미한다.
이제 선진국에선 환경을 보호의 차원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자 '세로운 산업 투자의 기회'로 인식한다.


무조건 녹색? 녹색 교조주의는 피해야
친환경을 지향하는 녹색 열풍,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조건 녹색 안에서 다시 헤쳐모여 식의 지나친 녹색 교조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전 산업에 걸쳐 녹색은 끼지 않는 곳이 없는 실정이다.
중국 원난성에서 녹색 페인트를 칠한 사례는 하나의 해프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녹색이라고 하면 무조건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원난성 사례처럼 녹색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사례가 산업 구석구석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지금의 녹색 투자가 10여 년 전의 벤처 버블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철승 중앙대 교수가 쓴 <녹색성장과 녹색금융정책 방향>이라는 논문에서는 
"10여 년 전에는 외환위기와 벤처가 등장했듯이 지금은 금융위기와 함께 녹색이 등장했다"며
"과거 벤처가 버블로 이어지면서 초래했던 후유증이 반복될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교수는 금융권에서 실제로 녹색 어디에 투자할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녹색 인증제'를 도입해 녹색사업을 명확히 해달라는 것 자체가 
스스로 투자대상에 대해서 파악이 안 되고 있다는 방중이라는 주장이다.
아직은 어떤 '녹색상품'들이 경쟁력이 있는지 판별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무작정 '녹색 열차'를 타야한다는 분위기만 앞서고 있는 것이다.

강 교수는 
"과거 벤처 기업의 인증기준이 달라지고 변질되면서 거품이 쌓인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며
"녹색에 대한 조급증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부작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원자력발전, 한국의 수출 히든카드가 되다.
2009년 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선전했던 한국경제를 격려라도 하듯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형 원전(APR1400)을 해외에 수출한 것이다.
대상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한국 기술력의 또 다른 쾌거로 기록될 만했다.

주목할 점은 원자력산업이 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나 기업은 그동안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등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를 어디에서 찾을지 고민해왔다.

하지만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정부가 녹색성장 화두를 제시하면서 태양광, 풍력 등 신제생에너지 분야가 최근 각광을 받았지만 
글로벌 산업의 활성화 측면이나 외국과의 기술력 격차로 인해 해답을 찾지 못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UAE 원전 수주는 향후 원자력발전 분야로 관심을 쏟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원자력발전은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이것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수출산업이 됨으로써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UAE 원전 수주 한 건으로 얻는 수출효과는 기존 주요 수출품목의 성과를 뛰어넘는다.

원자력발전이 한국의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부상하는 것은 각국이 원자력을 새로운 전력 대안으로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원전은 전 세계 31개국에서 436기가 운영 중이며, 현재 총 발전비중의 15%를 차지한다.

하지만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에 430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돼 시장 규모만 1,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원전 건설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 각국이 향후 원전 비중을 높이려고 하는 데다 건설 단가가 워낙 높아 한국은 UAE 원전 수주로 새로운 금맥을 찾은 셈이다.

더욱이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 받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6개국 간 수주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하겠지만 원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인 만큼 한국의 원전 수출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소는 기계, 전기, 전자 등 200만 개 기기로 구성된 첨단과학의 집합체"라며
"한국은 일부 원천기술을 제외하면 
 각 분야 기술력이 높아 원자력은 향후 한국 산업을 이끌어갈 대안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p100)
 이 글은 <포스트 크라이시스 빅모멘텀>에 실린 일부를 필사한 것임.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 포스트 크라이시스 모멘텀(양장본 HardCover)

매일경제신문사  - 2010.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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