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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지혜 - 나무들은 성자(聖者)를 닮았다.

by 탄천사랑 2007. 4. 10.

이주훈  -  세상 살아가는 지혜

 

 

 

序 文

나무들은 성자(聖者)를 닮았다.
그들이 잎을 피우는 봄부터 흔적을 지우는 가을까지, 삶은 아름다웠다.
나무들 속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은 더 짙어지고, 

그러나 그 어둠은 꼬리가 고양이의 털처럼 부드러운 연인의 것이었다.
숲 속은 맑고 고요하고 모든 부유물들이 가라앉고 난 뒤의 투명함으로 가득 찬 것이었다.
어둠까지도 눈물을 흘리고 난 뒤의 눈동자처럼 짙은 광채를 내뿜었다.

내가 책을 만들 때 느끼는 감정은 이런 나무들이 오롯이 들어 있는 숲길을 걷는 감정과 비슷하다.
나는 그 속에서 나무의 향기와 냄새와 숨소리를 듣는다.
멀리에서부터 가까이까지 숲은 그 안에 각기 자기만의 독특한 감정과 개성을 숨기고 있다.
그러나 또한 그것이 조화를 이루며 숲을 생동감으로 채우고 있다.
책은 이런 숲길이나 산길을 걸을 때,

우리가 다리가 아프거나 쉬고 싶을 때 마침 나타나는 사원(寺院) 같은 것이리라.

이 책은 그런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매일 조금씩 읽다 보면 어느새 분주하기 이를데 없는 일상생활 속에서 따스한 마음의 윤기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무심코 이 책을 펼쳤을 때 그날의 생활 설계에 좋은 힌트를 얻을 수가 있고,
각 장마다 참신한 지혜가 담겨 있어 당신을 반드시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 편집자

 


004.
사랑은 얼굴에 나타나서 화평한 얼굴을 이루고 언어에 나타나서 향기를 내뿜는다.
얼굴에도 나타나지 않고 언어에도 나타나지 않는 사랑은 마치 피지 않는 꽃과 같은 것이다.

꽃피지 않는 꽃나무는 뽑혀서 버려지는 것과 같이
언어와 표정으로 나타나지 않는 사랑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오해를 받아서 끝내 버림을 받게 된다.

참사랑은 상대를 육안으로 보지 않고 영혼으로 바라본다.
육안으로 보고 사랑하는 사랑은 상대의 아름다움이 사라짐과 동시에 식어가지만

영혼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사람은 육체의 아름다움이 사라져도 식는 일이 없다.  (p13)

 

 

이주훈 - 세상 살아가는 지혜
보성출판사 - 1993. 1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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