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다이제스트 - 2021. 11」
남의 말을 경청하라
귀가 화근이 되는 경우는 없다. - 프랭크 타이거.
선생님을 찾아준 <가톨릭 다이제스트>
라디오에서 샹송 '아빠와 함께 춤을'이 흘려 나왔다.
샹송을 들으면 떠오르는 분이 계십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너무도 생소한 프랑스 노래를 열정을 다해 가르쳐주셨던 김한택 선생님!
가르침뿐 아니라 어려운 가정사로 힘들어하던 제게 큰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을 다시 볼 수 있었던 건 2년 전 가을이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수녀회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입니다.
그곳으로 <가톨릭다이제스트>를 후원해주시는 분 덕분에 매월 동료들과 함께 읽으며 힐링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19년 8월호
<가톨릭다이제스트>를 받고 후루룩 훑어 넘기는 데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70대가 되신 선생님의 웃는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급히 책을 뒤적여 보니 '좌담회' 섹션에 선생님의 사진이 있었고
성함까지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도 반갑고 또 반갑기만 했습니다.
원장 수녀님께 사진을 보여드리며 '우리 선생님'이라고,
저 고등학교 때 노래도 가르쳐 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용돈도 주신 선생님이라고 마구 자랑을 해댔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수업 시간에 한 손을 높이 들고 'La mer 바다'의 후렴구를 멋지게 불러주셔서 불어에 풍덩 빠뜨러주셨고,
부모님의 불화로 너무 힘들어 집을 뛰쳐나가고만 싶었을 때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가끔씩 대전의 주교좌성당에 가면 주보에서 전레봉사를 하시는 선생님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아직도 가까이 계신 선생님이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책으로 다시 뵙게 된 선생님!
<가톨릭 다이제스트>를 통해
많이 아프셨던 선생님의 어린 시절과 불어 선생님이 된 이야기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김한택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잘 성장해 성당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만난 남편과
20여 년의 세월을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수녀님 모시고 일하며 늘 하나님의 옷자락을 꼭 잡고도 있고요.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이루 갚을 수는 없겠지만 선생님처럼 저도 많은 아이들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늘 함께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영미(대전 유성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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