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퍼 씨의 12마리 펭귄 - 리처드 앳 워터, 플로렌스 앳 워터 / 문학동네 2017. 06. 21.
리처드 앳 워터와 플로렌스 앳 워터 부부의 <파퍼 씨의 12마리 펭귄>은 1938년 처음 출간되어
1939년에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수상작이 아니라 '입선작'이란 뜻이다.
리처드 앳 워터는 미국의 극지방 탐험가인 리처드 비드의 남극 탐험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1934년부터 폐색전증을 앓아 모든 작품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플로렌스 앳 워터는 남편의 원고를 두 출판사에 보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플로렌스는 남편 원고의 일부를 고쳐 써서 리틀 브라운 출판사에서 출간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책은 1938년 출간된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인쇄되어 팔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톰 파퍼는 스틸워터라는 조그만 마을에 사는 칠장이지만,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꿈을 꾸며 살아가는 몽상가이기도 하다.
또 그는 먼 땅에 관련된 책과 잡지를 열심히 읽는다.
어느 날, 드레이크 제독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파퍼 씨의 편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깜짝 선물을 받게 될 거라고 말한다.
깜짝 선물은 펭귄이었다.
파퍼 씨는 그 펭귄에 제임스 쿡의 이름을 따서 '쿡 선장'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꽤 큰돈을 들어 냉장고를 쿡 선장의 보금자리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쿡 선장의 몸집은 커지지만
건강은 약해지는 걸 보고 수족관 관장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수족관 관장은 병든 펭귄을 치료하기는 쉽지 않다며
"우리 수족관에도 남극에서 온 펭귄 한 마리(그레타)가 있습니다.
(....)
외로워서 탈이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우리 펭귄을 파퍼 씨게 보내기로 했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낸다.
캡틴 쿡과 그레타는 서로 어울리면서 건강도 되찾게 된다.
그 후, 그레타는 알을 낳고 10마리의 아기 펭귄이 태어난다.
이리하여 12마리의 펭귄이 파퍼 씨 가족과 함께 살게 됐지만 펭귄들을 먹이는 게 만만치 않다.
파퍼 씨는 펭귄들에게 서커스 기술을 훈련시켜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파퍼 내 펭귄 공연단'은 곧 전국적인 명성을 얻지만 뉴욕에서 대소동을 일으킨다.
드레이크 제독의 설명을 들은 파퍼 씨는 서커스를 중단하고,
펭귄들을 북극에 보내 살게 하는 실험을 하기로 결정한다.
드레이크 제독이 캡틴 쿡 가족을 데리고 떠나는 날, 파퍼 씨에게도 동행을 요구하며 함께 떠난다.
남극에만 사는 펭귄이 북극에서도 살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독자의 상상에 맡겨진다.
아동문학잡지 <혼 북 매거진>이
"쓸데없이 덧붙여진 단어나 잘못 쓰인 단어가 하나도 없다"라고 극찬했듯이
이 동화는 미국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이어 놓으면
'작은 마을의 평범한 칠장이 파퍼 씨가
유명한 드레이크 제독과 함께 북극 탐험에 나서게 된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사람이 됐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1980년대는 대공황을 겪던 시기였다.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은 1930년대를 거쳐 1940년대 초까지 지속됐다.
이런 이유에서 1930년대에 성장한 젊은이들을 미국에서는 '침묵 세대'라 일컬을 정도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극지방을 향한 파퍼 씨의 동경은 허황된 꿈일 수 있지만
그 꿈이 결국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경제 침체로 기운이 꺾인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져라.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이 소설에 담겨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글 - 강주헌(출판칼럼니스트)
출처 - 사람과 책 vol 85
[t-18.07.01 20230707-180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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