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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지막 종교는 실리콘밸리에서 나온다 <호모 데우스>

by 탄천사랑 2017. 6. 3.

Citylife 제581호

 

 

인류의 마지막 종교는 실리콘밸리에서 나온다 <호모 데우스>

전 세계가 팝스타처럼 열광하는 지식인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됐다.

630쪽을 단숨에 읽고 내린 결론은 <시피엔스>는 에고 편에 불과했다는 것.   글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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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지음 / 김명주 옮김 / 딤영사 펴냄

 

이 책은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직업을 잠식하게 될 미래를 예언한다. 생명공학과 컴퓨터 알고리즘의 힘은 증기

와 전신기계의 힘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단지 식품, 섬유, 자동차, 무기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

21세기 주력 상품은 몸, 뇌, 마음이다. 인간은 SF영화처럼 기계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기계와 결합한다.

 

이러한 사회의 가장 큰 위협은 일부 사람은 불멸과 부를 거머쥔 초인간이 되어 소규모 특권 집단을 이룰 것이

지만, 대다수 사람은 컴퓨터 알고리즘과 초인간 양쪽의 지배를 받는 열등한 계급이 된다.

 

하라리는 과학 혁명의 종착지에 도달한 뒤엔 몇몇 신화와 종교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 예언한다.

흥미로운 신흥종교는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할 데이터교다. 이 종교는 신도 인간도 우러러보지 않는다. 이 종교

는 데이터를 숭배한다.  데이터교는 기존 종교들이 약속한 모든 보상(행복·평화·번영·영생까지도)을 지상에서

기술을 통해 이루겠다고 약속한다.

이미 데이터는 우리 일상을 지배한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방 절제 수술을 미리 한 앤젤리나 졸리까지 갈 필

요도 없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당신의 ‘좋아요’ 70개면 친구보다 더 당신을 잘 예측한다. 아내나 남편보다 당

신을 더 잘 아는 데는 ‘좋아요’가 300개밖에 필요하지 않다.  미래의 우리는 투표소에 가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일조차 구글이 나보다 더 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활동, 진로, 연애 같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알고리즘에 의존할 것이다.  심지어 이런 결정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가능성

이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아는 신탁이 되면, 그들은 마침내 신(神)이 된다.

우리는 이미 전 지구적 네트워크에서 잠시도 연결이 끊겨 지낼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연결이 끊긴다는 것

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자본주의가 경제성장을 지고의 가치로 여겼듯, 데이터교는 데이터 흐름의 ‘보이지 않

는 손’을 믿는다.  더 나은 세계를 창조하는 열쇠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이미 스무 살 이하의

세대는 스스로 데이터 흐름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한 이유는 데이터 흐름의 일부일 때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어떤 것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자유의지의 몰락이 아닌, 지난 한 세기 동안 과학 혁명

을 이끌며 ‘대도약’을 이끈 인본주의의 몰락을 말한다. 동시에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의 몰락을 말한다. 이러한

미래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그곳에 도달한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퇴역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질주한 책은 가까스로 탈선 직전의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이것은 예

언이 아닌 단지 가능성일 뿐이라고. 심리학·생명과학·종교·기술까지 최신 논문을 섭렵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괴물 같은 저자에게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그에 따르면 호모 데우스가 선택할 일은 단지 총을 발사하

는 것이 아닌, 인류를 재정의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사랑의 비밀 <사랑을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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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 레러 지음 / 박내선 옮김 / 21세기 북스 펴냄

 

“사랑은 첫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조나 레러는 신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등 다채로운 이력을 쌓은 뇌과학

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랑이라는 다분히 사적이고 감성적인 주제에 대하여 물리적 프

로세스의 과학적 증명을 넘어 사상, 심리, 예술, 종교 등에 나타난 ‘사랑’의 진화에 대해 들려준다.

 

사랑의 가장 큰 적은 습관화다.  습관화의 속성으로 보상의 기쁨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입에 들

어간 케이크는 두 번째보다 맛있고, 두 번째는 세 번째보다 맛있을 수밖에 없다. 기쁨은 늘 사라지고 무관심이

자리 잡는 이유다.  신경과학에서도 사랑의 기쁨을 도파민이 흘러넘치는 현상, 즉 신경 접합부에서 아주 오래

도록 지속되는 신경전달물질의 강렬한 반응으로 보았다.

 

과학자들은 사랑이란 아주 과도한 성욕에 지나지 않지만 이에 따른 즐거움이 아주 강력해 우리의 온 정신을 사

로 잡는다고 설명한다.  과학은 신비로운 사랑의 지속력을 설명하지 못하는 셈이다. 저자는 삶과 사랑을 광범위

하게 추적해 사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력을 갖게 하는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밝혀낸다.  존 볼비의 ‘애착

이론’부터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까지 사랑을 지속하게 만드는 다양한 심리학적 방법론을 통해서다.   -p12-

 

 

출처 - 매일경제 Citylife 제581호 (17.06.06일 자) 
  [t-17.06.03.  20210604-1858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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