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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상-생활 수행 이야기/마음 닦는 생활 수행

by 탄천사랑 2008. 1. 13.

「법상 - 생활 수행 이야기」

[210120-152553]

 


욕망이 아닌 필요에 의한 삶

우리들 삶의 밑 바탕에는 철저히 욕망이란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들의 행동 하나 하나마다 스스로 생각을 했던 하지 못했던 간에 욕망이란 놈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함도 욕망이고,
보다 많이 돈을 벌고자 함도 욕망이며, 잘난 배우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것도 욕망입니다.
명예와 권력을 얻고자 함도...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자 함도...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이 모든 행위마다 욕망이란 놈은
언제나 고개를 쳐들고 일거수 일투족 우리의 행위에 끼어들어 모든 판단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욕망이 클수록 무언가를 얻고자 갈구하는 마음이 커지고 얻고자 함이 클수록 그에 대한 집착도 커지며

집착이 클수록 괴로움도 커지는 것입니다.
욕망이 작을수록 얻고자 함이 적어지고 집착을 여의게 되어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들 괴로움의 원천은 대부분 욕망에서 옵니다.
욕망을 놓아버리고 나면 자연스레 욕망의 대상에 대한 집착도 여의어 지고 따라서 괴로움도 소멸되어 버립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고자 하는 욕망이 없으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느냐고 반문합니다.

수행자는 대답합니다.
욕망에 의한 삶이 아닌 필요에 의한 삶을 살아가라.

욕망에 의한 삶은 끝이 없습니다.
한 가지 욕망이 성취되면 곧 바로 또 다른 욕망을 일으킵니다.
설령 우주를 다 준다해도 그 욕망은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필요에 의한 삶을 사는 이를 수행자라 이름합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필요에 의한 소유를 하라는 것입니다.

배가 고프면 밥과 반찬이 있어 주린 배를 달려면 됩니다.
옷이 필요하면 누더기라도 걸치면 그만입니다.
돈을 벌고자 하면 취직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욕망은 배가 고프면 보다 좋은 밥과 맛있는 반찬을 원하고...
옷이 필요하면 비싸고 좋은 옷을 가지려 하고...
돈을 벌고자 하면 끊임없이 만족치 못하여 수억을 벌어도 모자란 마음을 일으킵니다.

그저 필요한 것 있는 대로 쓰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우린 거기에 욕망을 가미하여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 '더 많이' '더 높게'를 바랍니다.

옛날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은 누더기 한 벌, 바루 하나면 충분한 삶을 살았습니다.
보다 좋은 색깔 누더기, 금으로 만든 밥그릇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밥만 주면 밥만 먹고 살았고...
적으면 적은대로 조금씩 먹고...
많으면 많은대로 여럿이 나누어 먹고...
영양가 많은 고기가 나오면 아픈이에게 나누어 먹이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았습니다.
욕망이기보다 필요에 의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린 무언가를 끊임없이 가지려고 합니다.
가지지 말고 무조건 없이만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지는데도 방법이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 가지려는 마음은 이타적인 '서원'이며
'욕망'에 의해 가지려는 마음은 이기적인 나만 잘 되자는 '기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 돈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돈을 베풀기 위해 돈을 벌겠다는 것은 서원이며 필요에 의한 삶입니다.
어리석어 사회에서 당하고만 사는 이에게 지식을 베풀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큰 돈 들여가며 공부하는 것 또한 필요에 의한 삶입니다.
보다 많은 이를 포교하기 위해 절을 짓고 불사를 일으키는 것 또한 바람직한 가짐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여기에서 말하는 필요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을 보다 많이 충족하는 것은 욕망입니다.
정작 궁극에 가서 사회를 위하고 남들을 위하는 

보다 넓은 길을 걷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지는 것이 필요에 의한 삶입니다.

예로부터 수행자는 생명이 있어야 수행하고 

교화할 수 있기에 음식을 취할 지언정 맛에 탐닉하여 음식을 먹지 않는 다고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필요에 의해 살아간다는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최소한의 의, 식, 주를 갖추지 못한 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누구나 필요에 의한 삶은 누리고 있습니다.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고, 
눕지 못하는 이는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없습니다.

북한이나 인도, 소말리아 등지의 

당장 빵 한 조각에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소수민들에게나 괴롭다는 말이 통한다면 조금 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필요에 의한 최소한의 것도 충족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오히려 우린 뛰고 또 뛰어 베푸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되고 수행이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의 필요'에 의한 것들이 충족되지 않는 이에게...

그런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없다' '없다'하며 '괴롭다' '괴롭다'를 연발 합니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욕망'에 의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필요'에 의한 삶을 사는 순간 우린 모두가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너무나도 당당한 수행자이며 우주를 내 안에 품고 있는 거칠 것 없는 참생명 주인공입니다.

보다 좋은 것을 먹고 싶고
보다 좋은 집을,
좋은 차를 사고 싶고 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고 보다 육신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고 싶고...
이 '보다.....' 가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은 '욕망'에 의해 세상을 살아갑니다.
지혜로운 수행자는 '필요'에 의해 세상을 살아갑니다.

중생은 수억을 가지고도 불안하며 불행합니다.
수행자는 누더기 한 벌, 바루 하나를 가지고도 세상을 움직입니다.

'필요'에 의해 마음을 일으키면 법계에서 수억, 수천억이라도 끌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한다'는 상이 없으니 아무리 끌어다 써도 업이 되는 일이 없습니다.
모두가 밝으신 부처님 일입니다.
법계의 일입니다.   (p41-45)
※ 이 글은 <생활 수행 이야기>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법상 - 생활 수행 이야기
불광출판사 - 2001.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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