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서문
행복을 찾아가는 길
가을이다.
하늘이 높다.
고개를 들고 바라볼 하늘이 있다는 것이 내게는 기쁨이다.
출가를 하기 위해 찾아간 산사에서 나는 처음으로 하늘 같은 스님 한 분을 만났다.
그는 정말 하늘처럼 높은 분이었다.
바라볼 수는 있으나 이를 수는 없는 거리가 내게는 행복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그리고 저렇게 사는 이를 수행자라고 하는구나 하는 감탄과 정의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것을 길의 발견이었다.
산에 들어와 사는기쁨 가운데 하나는 큰스님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를 수 없으나
큰스님들의 수행의 향기는 능히 바람을 거스르고 내게 다가와 수행의 기쁨을 일깨워 주었다.
발원과 정진과 진실 그리고 겸손이라는 수행의 향기를 나는 큰스님들의 삶 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허명이 많은 세상에서 그들의 삶의 자세는 진실의 아름다움을 건네주었다.
출가한 이에게는 세 가지 소중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스승과 도반과 도량이 그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그 세 가지 인연을 모두 구족해 있다.
산에 들어와 훌륭한 스승을 만났고 지금 아주 좋은 도반들과 함꼐 출가의 길을 걷고 있다.
나는 가끔씩 생각해 본다.
내 출가의 삶에서 도반을 빼면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 하고,
외로울 것만 같다.
도반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즐거움의 진공 상태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길벗인 나의 도반들,
그들은 모두 어둠 속으로 걷다가 만나는 달빛과 같고 외로울 때면 다다와 위안을 건네는 별과도 같다.
불혹의 나이를 지나서도 함께 철없이 장난치고 웃을 수 있는 도반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 행복이 있어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걷고 있다.
산은 이제 가을 색이 완연하다.
산에서는 모든 것이 너무나 선명하다.
아무것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없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슴에 머물다 간다.
바람 소리 빗소리 그리고 낙엽이 지는 소리까지 산승의 가슴에서 노닐다 가는 것이다.
외로운 산승을 향한 따뜻한 배려다.
산과 산을 찾아오는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도량이 된다.
도량을 거닐 때 경건한 마음으로 거닐듯이 물소리 바람 소리 하나를 만날 때도 나는 스스로 경건해지고는 한다.
일생을 산을 도량 삼아 살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다.
내 삶은 행복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그 길에서 내 마음은 때로 행복하고 때로 우울하다.
그러나 실망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날마다 행복하게 미소 짓는 마음을 만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이 있어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걷는다.
슬픔에도 고난에도 한결같이 행복하게 미소 짓는 마음을 만나는 일,
그것은 내 인생의 꿈이고 수행의 완결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나 가을에 책을 내고 싶었다.
그것은 나의 언어가 가을을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 소원을 푼 셈이다.
내 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큰스님들과 나의 도반들
그리고 산을 찾아와 내게 행복을 일깨워 준 모든 것들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들이 내게 있어 오늘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노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권대웅 주간님과 도솔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가을이다.
앞산에 단풍이 물들어 온다.
낙엽을 향해 가는 순간에도 행복하게 미소 짓는 잎들의 그 마음이 나는 부럽다.
'행복하게 미소 짓는 마음' 그것은 내 삶의 화두이다.
지금 그대의 마음은 어떤가.
함께 그 마음을 찾아 떠나 볼 일이다.
- 성진 합장.
성전 -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도솔 - 200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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