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 문제에도 부딪히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하루 종일 바닷가에 축 늘어진 채 정말로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다.
조개처럼 살아 보는 것도 재미나지 않겠는가.
조개의 삶에 무어 애간장 탈 일이 있겠는가.
식은땀 닦아 가며 버터 내야 할 위기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모래 위에 납죽 엎드려 배꼽이나 들어다 보면서 한 달만 지내고 나면,
무슨 일좀 안 생기나, 도전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 것이다.
사람은 문제를 풀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제란 우주에 이미 내재한 부분이며
우리가 배우고, 맛보고, 느끼고, 마침내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게 해 준다.
개들은 그다지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지 못했다.
당신이 만일 개라면, 사는게 한결 쉬을 것이다.
돼지의 삶은 더욱 느긋하다. 그러나 누가 돼지가 되고 싶겠는가?
인간으로 살아갈 때 누리는 유일한 복은 이 세계의 어떤 생명체보다 많은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
돼지는 작곡을 할 수 없다.
개는 회사를 세울 수 없다.
조개는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말은 곧 끊임없이 문제들에 말려든다는 의미이며,
사랑하고 웃고 울고 애써 시도하고 일어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문제란 단지 배움의 기회일 뿐이라고 말한다.
진부한 표현으로 들리겠지만 여기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생후 열 달 된 아기 눈에는 모든 것이 도전으로 비쳐진다.
아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새로운 소음을 만들어 내는 기회로,
물건을 집어 드는 기회로,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 빠는 기회로,
한껏 멀리 내동댕이치는 기회로, 심지어 먹던 것을 내뺕는 즐거움을 누리는 기회로 삼는다.
아기들에게 삶이란 매혹적인 발견의 여정이다.
젊은이들은 아름답고 무모한 열정을 가지고 삶에 뛰어든다.
자전거 경주를 하고, 사다리를 기어오르고,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실으면서!
당신이 맞닥뜨린 위대한 도전의 기회 가운데 몇 가지는 이미 당신이 태어난 지 몇 년 안에 겪었던 것들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걷고, 말하고, 뛰고...,
그런 일들을 이미 무사히 극복했는데 어려운 일이 닥친다고 해봐야 별 게 있겠는가!
그러나 왠일인지,
용기 넘치는 어린 모험가는 자라면서 아주 작은 일조차 도저히 물리치기 힘든 괴물처럼 보는 겁쟁이가 된다.
어릴 때만이라도 해보지도 않고 지례 겁먹고 몸을 사리지 않은 것을 차라리 행운으로 여겨야 하는 걸까.
마흔여섯 살이 되어서도 유모차 근처에서 어슬렁거리지 않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른들이란 원래 자신들 능력으로 해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법이다.
좋게 말하면, 아이들이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호소한다는 뜻이다.
불행히도, 그런 호소는 오히려 자신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어른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떤 단계에 이르면 어른들은
대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애초부터 자기 몫으로 주어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으려니 생각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무얼 배웠지?
작년에 하지 못했던 것 가운데 올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라고 되물으며 발전을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말라. (p155)
앤드류 매튜스 - 자신있게 살아라
역자 - 홍은주
고도컨설팅그룹출판부 - 2004. 0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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