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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답게 살아보기

by 탄천사랑 2025. 1. 20.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 에어비앤비 / 에어비앤비 2016. 07. 18.

창밖은 벌써 훤한데,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숙소에서 늦은 아침까지 잠을 자고 여유를 부리는 이런 하루가 싫지 않다.

오늘은 하늘도 파랗고 구름도 없다.
오늘은 외출을 해야지.
매일 이렇게 날씨를 채크하고 하루 일과를 결정하는 게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변덕스러운 북유럽 날씨답게 언제 또 비가 올지 모르지만 
오늘은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도서관에도 갈 계획을 세운다.

매일 똑같은 아침 식사를 끝내고 간단히 도시락을 싼 뒤 집을 나선다.
자전거 키는 반드시 챙긴다.
교통비가 어마 무시한 코펜하겐에서 자전거는 필수다.
큰마음먹고 중고로 구입한 자전거. 클래식한 디자인이 꽤나 마음에 든다.
아무런 목적지 없이 그저 발길 가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발음하기도 힘든 생소한 이름의 낯선 골목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고 
창가 진열이나 간판이 예쁜 작은 가게 앞에 몇 번이고 멈춰서 구경하는 것이 우리의 여행법이다.
파스텔톤의 알록달록한 건물이 늘어선 골목은 마치 북유럽 사람들과 닮았다.
색채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그들의 감성이 오래된 건물 곳곳에 진화게 배어있다.

자전거를 한쪽에 세우고 한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노천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신다.
비록 레스토랑에서 외식은 자주 하지 못하지만 매일 이렇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즐거운 낙이다.
진한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시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코펜하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국립도서관이다.

외출할 때면 꼭 들르는 곳이다.
처음에는 과거와 현재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좋아 이곳을 찾았다.
유독 공간에 관심이 많은 터라 어딜 가든, 장소가 주는 특유의 느낌에 집중한 편이다.
평범한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을 채우는 그 순간이 참 행복하다.

누구처럼 되려 노력하지 않을 때, 
가장 나다운 일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살아보는 여행을 한다고 느낀다.
그들처럼 먹고, 그들처럼 보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처음처럼'이 아니라, 
온전한 내가 되어 체험하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이곳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순간들은 지극히 평범했고,
단순했으며 또 이렇게 사소하다. 


글 - 에어비앤비 여행자 / 이현지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앱 '노르딕 앤' 운영자.
사업에 대한 슬럼프가 올 무렵, 일주일 만에 갑작스럽게 결정한 북유럽행.
남편과 함께 덴마크에서 한 달, 싀웨덴에서 한 달을 살아보는 여행을 했다.

 

[t-25.01.20.  20250112_164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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